SPC삼립, 노동자 사망 사고 불구 주가는 "반등"...관건은 '평판 회복'

등록 2025.06.10 08:00:02 수정 2025.06.10 08:00:09
신현숙 기자 shs@youthdaily.co.kr

크보빵 흥행에 주가 반등…사망사고로 신뢰 흔들
반복된 중대재해에 불신 커져…투자심리도 타격
KCGS “사회 리스크 관리해야”…신용등급도 주시

 

【 청년일보 】 지난달 19일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50대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 이후, SPC그룹을 둘러싼 '사회적 리스크'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반복되는 인명사고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ESG 관점의 리스크는 해소되지 않은 채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크보빵 열풍에"…주가는 다시 반등세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PC삼립의 9일 종가는 5만5천400원으로 전일 대비 1.09%(600원) 올랐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11월 13일 52주 신저가(4만3천350원)를 기록했으나, 올해 4월 2일 52주 신고가(6만9천500원)를 갱신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3월 KBO리그 개막을 맞아 출시한 ‘크보빵(KBO빵)’이 호조세를 보인 영향이다. ‘크보빵’은 9개 야구 구단의 대표 선수 및 마스코트 띠부씰이 포함된 제품이다.

 

크보빵은 3월 20일 출시 후 41일 만에 누적 판매량 1천만봉을 돌파했다. 회사는 이에 힘입어 지난달 초 스핀오프 제품인 ‘모두의 크보빵’을 선보이기도 했다.

 

앞서 SPC삼립은 2022년 ‘포켓몬빵’ 출시 당시 분기 매출 기여가 약 300억원까지 상승한 바 있어, 이번 크보빵 역시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크보빵의 성과가 고스란히 반영되는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까지 커졌다. 앞서 1분기의 경우 매출액 8천148억원, 영업이익 161억원, 당기순이익 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9%, 6.9%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4.3% 증가했다.

 

반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천841억원, 283억원으로 4.1%, 4.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4월 1일 하나증권 역시 보고서를 통해 "‘크보빵’ 매출이 온전히 반영되는 2분기부터 매출 성장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SPC삼립의 주가는 지난달 20일 사고 이후 일시 하락세를 보인 뒤 이내 반등, 6월 초 기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반복되는 안전사고…또다시 사망자 발생

 

이런 가운데 SPC 계열사의 제빵공장에서 또다시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고질적인 산업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진 셈이다.

 

지난달 19일 오전 3시께 시흥시 정왕동 소재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5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간은 이른 새벽이며, 당시 A씨는 생산설비를 점검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이후 SPC삼립은 황종현 관리대표와 김범수 사업대표 공동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회사는 “공장 가동을 즉시 중단했으며, 노동조합과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정밀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SPC삼립은 안전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3대 분야 핵심 조치도 함께 발표했다. 우선, 사고 설비는 관계기관의 조사 완료 후 전면 철거 및 폐기할 예정이며, 노조·생산·안전 책임자가 참여하는 노사합동 안전점검을 매월 실시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기관과의 합동 점검 주기도 반기에서 분기로 단축해 지속적이고 객관적인 점검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장 중심의 선제적 안전관리를 위해 안전보건 관리 인력도 증원한다.

 

생산 체계도 안전 중심으로 재편한다. SPC삼립은 시화공장 내 생산라인 별로 매주 하루 가동을 중단해 설비 점검 및 안전 보강 시간을 확보하며, 근무 형태도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속근무를 줄이고, 일부 라인에 4조 3교대 시범운영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안전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정기 직원 안전간담회를 확대하고, 안전 핫라인과 스마트 제안 시스템을 도입해 현장 내 위험 요소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 반복된 사망사고…신뢰 회복은 여전히 숙제

 

문제는 SPC삼립의 사망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2022년 10월 평택 SPL 공장, 2023년 8월 성남 샤니 공장 등에서 유사한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바 있다.

 

특히, 평택 SPL 사고는 당시 전국적인 불매운동을 불러일으켰고, SPC그룹 전반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준 사례로 남았다. 이에 회사는 최근까지도 이미지와 실적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이는 증권가에서도 우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달 23일 IBK투자증권은 SPC삼립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동시에 하향 조정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SPC삼립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중립(Trading Buy)’으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기존 7만4천원에서 5만9천원으로 20.3% 내렸다.

 

그는 “최근 발생한 생산현장 근로자 사망사고는 기업 이미지 훼손과 함께 투자심리 위축을 야기했다”며 “2022년과 2023년 사망 사고 이후 SPC삼립의 주가는 3개월간 각각 9.5%, 7.8% 하락했고, 6개월 기준으로도 6.7%, 13.1% 역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과 무관하게 ESG 리스크가 기업가치 할인 요인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우려스럽다”며 "크보빵(KBO빵) 판매 효과와 해외 판로 확대 등 일부 모멘텀은 긍정적이나, 반복되는 중대재해에 따른 투자자 신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통합등급은 B로 회복…사회(S) 부문은 3년 만에 'A → C'

 

SPC삼립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는 회복 조짐과 동시에 구조적 취약성을 함께 드러내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SPC삼립의 2024년 ESG 통합등급은 ‘B’로 전년(‘C’)보다 한 단계 상승했지만, 사회(S) 부문 등급은 2021년 ‘A’에서 2024년 ‘C’로 하락한 상태다.

 

5년간의 등급 변화를 보면 ▲2021년까지는 사회(S) 영역에서 3년 연속 ‘A’ 등급을 유지했으나, ▲2022년 ‘B+’ ▲2023년 ‘B’ ▲2024년 ‘C’로 매년 한 단계씩 하락했다.

 

 

특히 반복되는 제빵공장 안전사고로 인해 직장 내 안전보건(S2) 항목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누적된 것으로 보인다.

 

환경(E)은 2023년 'C'에서 지난해 'B'로 올랐고, 지배구조(G)는 ‘D’ 등급까지 하락했다가 ‘B’로 복귀한 상태다.

 

◆ KCGS “사회 영역 리스크 적극 관리 필요”…ESG 체계 미흡 지적

 

KCGS는 2024년 ESG 보고서에서 “SPC삼립은 사회 영역에 대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높은 ESG쟁점이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ESG 관리체계가 원활하게 운영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PC삼립의 ESG 시스템은 업종 평균 대비 유사하거나 소폭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며, 업종 선도기업과의 격차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 이슈 빈도와 중대성에 따라 평가 등급이 조정되며, 지속적인 논란은 등급 하락 요인으로 누적된다.

 

 

구정원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사고 발생으로 인해 사고 수습 및 공장 재가동까지 매출 감소 및 영업실적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화공장은 SPC삼립의 주력사업인 베이커리(Bakery) 부문의 양산빵 상당부분을 생산하는 시설로서, 유통부문을 제외한 회사 매출에서 시화공장 생산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6%로 추정된다.

 

현재 생산 중단분 일부를 계열 및 협력사 공장을 통해 대체 생산하고 있으나, 공장 설비 30% 내외에 대한 재가동 시점이 불확실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공급 차질 규모에 변동성이 내재된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연결 영업이익 내 베이커리 부문 이익 비중이 7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익 측면에서의 영향은 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B2C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소비자 관계 약화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구 연구원은 "당사는 향후 발표될 조사 결과와 실제 가동중단 기간, 공급차질로 인한 고객 관계 약화 여부 및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이에 따른 영업실적 저하 폭, 안전점검에 따른 투자 지출 규모 등 영업적∙재무적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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