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피해구제, 새마을금고는 거부...코인사기 피해 '엇갈린 대응' 논란

등록 2026.03.26 08:00:00 수정 2026.03.26 08:00:08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A씨, 코인 환급 사기 피해 발생...카카오뱅크 새마을금고 지급정지·피해구제 신청
카카오뱅크는 지급정지 조치·피해구제 심사 진행, 새마을금고는 초기 거부·지연
새마을금고, ‘대가성 거래’ 판단 근거로 지급정지 제한, 내부 기준 불일치 인정
금융권 알각, 투자사기 피해자 보호 공백 지 속 제도 개선 등 적극적 대응 필요

 

【 청년일보 】 가상자산 환급을 미끼로 한 투자사기 피해 사건을 계기로 금융권의 피해자 보호 체계에 공백이 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동일 사안으로 카카오뱅크는 피해자의 지급정지 및 피해구제 신청을 받아주는 반면 새마을금고는 지급정지 및 피해구제 신청을 지연,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며 금융기관의 내부 기준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최근 ‘코인 환급’을 빙자한 사기 조직에 속아 사기계좌로 보이는 카카오뱅크, 새마을금고에 각각 920만원, 1970만원 을 송금한 뒤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은 사기 및 전기통신금융사기 혐의로 접수돼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A씨는 사건사고사실확인원과 계좌이체 내역, 메신저 대화, 가짜 사이트 자료, 라인보이스톡 등 관련 증거를 확보해 새마을금고와 카카오뱅크에 지급정지 및 피해구제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지급정지 조치를 시행하고 피해구제를 위한 심사가 진행중이다. 반면 사기 계좌로 지목된 새마을금고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보이스톡이 보이스피싱에 해당될 여지가 있어 피해구제를 위한 심사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새마을금고는 피해자의 송금이 일정 수익이나 환급을 기대한 ‘대가성 거래’에 재화의 공급 제공에 판단,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구제 대상이 아니라는 내부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수료·세금·증거금 등 다양한 명목이 포함됐더라도 투자 목적이 개입된 경우 지급정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기통신금융사기란 전기통신기본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전기통신을 이용하여 타인을 기망(欺罔)ㆍ공갈(恐喝)함으로써 자금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에게 자금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만,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제외하되, 대출의 제공ㆍ알선ㆍ중개를 가장한 행위는 포함한다고 되어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하는 상황에서도 금융기관의 내부 기준에 따라 지급정지가 지연되거나 거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찰 역시 금융기관이 지급정지 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추가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피해 직후 자금 인출을 차단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A씨는 사건 직후 새마을금고에 지급정지를 요청했으나 모두 반려됐고, 지점을 방문해 사건사실확인서 보완 제출과 추가 증거 제시를 하며 항의한 끝에 지급정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명백한 사기임에도 지급정지가 이뤄지지 않아 추가 피해를 막지 못했다”며 금융권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새마을금고 조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 예전에는 주식 리딩방이나 그런 것들은 지급 정지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재작년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해당 사항이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포함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부분이 새마을금고에는 적용이 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24년 대법원이 보이스피싱 범죄에만 적용됐던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적용 가능한 사기 범죄 유형을 확대해 피해자 구제 범위를 넓히는 취지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에서도 지난해 전 금융권에 '투자사기 유형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적용 시 참고사항'을 배포한 있다.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투자사기에도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례를 금융사들이 따르도록 했다. 이에 가짜 거래소·불법 리딩방 등 투자사기 피해자도 보이스피싱처럼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새마을금고측은 초기 대응 관련해 고객센터와 현장 지점 간 업무 판단 일관성이 부족했다는걸 인정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최초 중앙회 및 고객센터에서는 해당 사례가 법적으로 구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지급 정지 거절과 피해 구제 신청을 반려했다"면서 "내부적으로 고객센터와 현장 지점 간 판단 일관성이 부족한 점을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투자사기와 전기통신금융사기의 경계가 흐려지는 상황에서 ‘대가성’ 여부를 중심으로 피해 구제를 제한하는 현행 기준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가짜 거래소, 기관 사칭, 메신저 기반 심리 압박 등 복합적인 수법이 확산되는 만큼 보다 정교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발적 송금 여부만으로 피해자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최근 지능화된 사기 유형을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금융기관의 보다 적극적인 지급정지 조치와 함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35길 4-8, 5층(당산동4가, 청년일보빌딩)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회장 : 김희태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국장 : 안정훈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