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노사, 희망퇴직 놓고 대립…깊어지는 갈등의 골

등록 2021.02.18 09:06:33 수정 2021.02.18 13:56:47
이승구 기자 hibou5124@youthdaily.co.kr

사장, 임직원에 편지 보내…“구조조정 불가피” 설명‧희망퇴직 독려
노조 “수년간 수익 불구 적자 빌미 구조조정…이윤 극대화 술수”

 

【 청년일보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희망퇴직 등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도미닉 시뇨라 사장이 최근 임직원에게 편지를 보내 회사의 어려운 경영상황과 함께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에 나서자 노조가 이에 대해 “정규직을 비정규직화해 이윤을 극대화화려는 술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사측이 ‘서바이벌 플랜’으로 시행 중인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대해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성명에서 “올 초 르노그룹은 새로운 경영전략안 ‘르놀루션’을 발표하면서 2023년까지 영업이익률 3% 이상, 2025년까지 영업이익률 5% 이상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며 “부산공장 영업이익률 평균은 르노그룹의 2023년 목표치의 두 배, 2025년까지 그룹 목표치보다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잘한다고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8년만에 단 한번의 적자로 인해 직원을 사지로 모는 것은 직원들을 단순 소모품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래 경쟁력 운운하며 희생과 양보를 요구하는 사측은 미래먹거리 물량과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대책을 내어놔야 할 것”이라며 “전 세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에 대한 준비를 하고 실행하고 있는 단계에 아직도 프랑스 르노자본과 르노삼성차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정책을 펼치며 대비 또한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르노그룹은 삼성자동차를 헐값에 인수했으며, 2000년부터 19년간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챙겼음에도 8년 만에 단 한 번 700억 적자를 이유로 함께 해 온 직원들을 희망퇴직이라는 그럴듯한 표현으로 회사 밖으로 내몰고 있다”며 “말로만 노사상생을 외칠 것이 아니라 함께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18일 오후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상 6차 본교섭을 하면서 주요 쟁점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 노조는 일단 파업보다는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합의를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달 말까지 진전이 없으면 파업 등 구체적인 투쟁지침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시뇨라 사장은 최근 임직원 집으로 편지를 보내 “지난해 한 해 동안에만 회사가 보유한 2000억원 가량의 현금이 소진됐다”며 회사의 악화한 경영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과감한 비용 절감에 대한 절박함이 커지고 있다”며 “르노그룹 내 공장 간 제조원가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새로운 차종과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르노그룹 제조·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부산공장의 제조원가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캡처와 비하면 2배에 달한다”며 경쟁력 개선을 요구했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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