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탈법적인 재벌승계를 했다고 지적했다. 사측이 회사를 위해 써야할 역량을 총수일가의 승계와 사익추구에 활용해왔으며, 그로 인한 피해를 회사 구성원인 노동자들과 일반 주주에게 전가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24일 열리는 현대중공업 존속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재벌총수 일가를 위한 탈법적 경영행위를 폭로하는 한편 이를 방지하고 분사·분할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법 제정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이하 노조)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 앞에서 열린 ‘현대중공업의 탈법적 재벌 승계, 사익편취 경영방식 폭로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은 2015년부터 ‘조선산업의 경기 하락’이라는 위기를 이용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2017년에는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설립해 탈법적으로 재벌총수의 지분을 확대하고, 알짜 계열사를 모두 지주사에 편입시켜 고액의 현금배당을 통해 부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현대중공업은 2019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다는 명분으로 물적 분할을 하면서 현금과 현금으로 전환 가능한 자산의 약 40%는 존속회사인 한국조선해양으로 가져가고 차입금 3조2800억원은 신설 현대중공업에 남겨 사업을 어렵게 하고, 노동자들에게 경영의 어려움을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 노사 단체교섭은 2년이 다 되도록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고, 하청노동자들은 임금삭감과 임금체불, 고용불안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회사는 재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처럼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을 위해 써야할 역량을 총수일가의 승계와 사익추구에 활용해왔고, 그로 인한 피해는 모두 회사 구성원인 노동자와 일반 주주에게 전가됐다”면서 “하지만 이 과정에서 탈법이 동원되고 비정상적인 경영행위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이를 제지할 수 있는 법과 제도는 너무 허술하다”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수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재벌총수의 경영행위를 감시 감독해야 할 사외이사는 거수기 역할만 할 뿐이며 국민연금도 비정상적 경영행위에 눈을 감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에 노조는 24일 열리는 한국조선해양의 주총에 참석해 재벌총수 일가를 위한 탈법적 경영행위를 폭로하고 따져 물을 것이다. 또한 탈법적 재벌승계를 방지하고 분사·분할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이 보장될 수 있는 법 제정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기업으로서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공적인 기업으로서 도덕적이고 투명한 경영을 하도록 하고, 구성원들 스스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