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내달 1일 800명에 이르는 직원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강대강' 대치를 이어온 우리카드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이 사측의 추가 협상안에 새로운 분수령을 맞고 있다.
노사 양측간 협상안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온 끝에 사측이 최근 노조의 총파업 움직임에 특별보로금(성과급)을 상향 조정하는 한편 사기진작금을 제공한다는 추가 협상안을 제시하자, 노조는 대의원 찬반 투표를 통해 수용 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다.
29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하 우리카드 지부는 이날 오전 중으로 사측이 제안한 성과급 지급안에 대한 대의원 33인의 찬반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노조에 따르면 우리카드 측이 제안한 조건은 성과급을 기존 100%에서 115%로 상향하고, 사기진작금 100만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사측의 추가 협상안을 두고 노조는 대의원 찬반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의원 투표 결과 가결될 경우 임단협을 잠정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부결될 경우 노조는 당초 방침대로 내달 1일부터 총파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우리카드 노조는 지난 20일 박완진 우리카드 사장이 제안한 성과급 100% 지급안을 거부한 바 있다. 노조는 지난 18일 열린 노동위원회 제2차 조정회의에서 내린 성과급 130%와 사기진작금 100만원 지급 권고안을 주장했으나, 사측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노조 총파업 카드에 사측이 성과급 조건을 상향 조정하는 등 한발 양보하면서 노조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문열 우리카드 지부장은 "(사측에서 제안한 조건을) 직원들이 만족할 지 판단할 수 없어 대의원들에게 의견을 구한 상황"이라며 "(찬반투표) 결과는 기다려 봐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카드 노사간 갈등은 사측이 지난해 실적 하락을 이유로 내세워 직원들의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촉발됐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1천1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2천5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노조는 순이익을 감소했다해도 1천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둬들인 만큼 이를 직원들과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충돌했다.
이에 사측은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지난해 기본급의 70% 수준에서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결국 우리카드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 및 조합원 투표를 통해 쟁의권을 획득하고, 내달 1일까지 노사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합원 798명의 일괄 휴가 신청 방식으로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에 대해 우리카드 한 관계자는 "임단협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회사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 내로 진전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