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편의점 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 차별화에 나서며 치열한 각축전에 돌입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며 '가성비'를 강조하는 편의점 PB 상품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주로 가족 구성원을 대상으로 대형마트에서의 PB 상품과는 달리 편의점에서의 PB 상품은 1인 가구·소포장 제품이 많다는 게 특징"이라며 "또한 고물가가 지속되면 저비용·대용량 PB 상품이 인기를 지속하고 있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CU에서 올해 1분기 가장 많이 판매된 PB 상품은 get핫아메리카노L·HEYROO미네랄워터500ml·HEYROO닭가슴살득템페퍼 등이었다. 이 중 get핫아메리카노L은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고, HEYROO미네랄워터500ml는 14.9% 신장했다.
이들 제품 모두 생활에 밀접하다는 점과 함께 제품에 대한 소비 주기가 빨라 소비자가 '제품 가성비'를 더욱 체감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CU가 강화하고 있는 자사의 PB 상품들도 이 같은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일례로 CU가 지난 2021년 초저가 콘셉트로 선보인 득템시리즈는 라면, 계란, 김치, 티슈, 즉석밥 등을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올해 3월 누적 판매량이 3천만개를 돌파했고, 1분기에만 700만개 이상이 팔렸다.
득템시리즈는 론칭 2년 만에 1천만개 판매됐지만 그 후 1년여만에 2천만 개가 추가로 팔리며 고물가 기조 속 가성비 PB 상품의 인기가 강화되고 있는 현상이 확인되기도 했다.
실제로 CU 득템시리즈 40여종 중 7종의 판매량은 해당 상품이 속한 카테고리에서 기존 기성브랜드(NB) 상품의 판매량을 2배 이상 따돌리며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U는 이러한 가성비 중심의 PB 상품 출시를 위해 우수 중소협력사와 협업해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자체 마진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CU는 앞으로도 고물가 기조에 부합하는 가성비 중심의 PB 상품 출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과거에는 PB가 가성비만을 앞세운 상품에 머물렀다면 요즘은 품질까지 높이며 기존 NB 상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제품으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CU는 고물가시대에 득템시리즈를 포함한 CU의 PB 상품이 하나의 주요 쇼핑 선택지로 떠오름에 따라 앞으로도 고객의 물가 부담을 덜 수 있는 상품을 지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S25에서도 가성비 중심의 PB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GS25가 지난해 5월부터 출시한 ▲팔도점보도시락 ▲공간춘 ▲오모리점보도시락 3종의 누적 판매량은 올해 3월말 기준 300만개를 돌파하며 2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들 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8배 이상의 용량을 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일반 용기면 2천100만개의 판매 효과로 환산된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들 제품은 올해 1분기 기준 GS25의 용기면 카테고리 톱 1위~3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육개장·신라면 큰사발 등 NB 라면을 모두 밀어내고 PB 라면이 매출 '베스트 3'를 기록한 것은 편의점 라면 역사상 유례를 찾아 보기 어려운 성과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GS25는 4월 출시한 '틈새비김면'에 이어 점보라면 시리즈를 분기 단위로 점보라면 출시하며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식품별 1위 상품과의 다양한 협업을 추진하는 한편 높은 수준의 레시피를 활용한 메뉴 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또, 8인분 규모로 제작했던 점보라면 크기를 더 키운 '슈퍼점보'(가칭)나 크기를 줄인 '미니점보'(가칭) 등 점보라면 사이즈를 다변화 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GS25 관계자는 "GS25 필두의 대용량 열풍에 힘입어 라면을 넘어 점보 콘셉트 차별화 상품을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해 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세븐카페·글로벌 세븐일레븐 PB 상품·푸하하크림빵 등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세븐카페의 경우 작년 기준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30%에 이르렀고, 글로벌 세븐일레븐 PB 상품 중 일본에서 단독 수입한 인기 디저트 '와토로리치생초콜릿'는 출시 열흘 만에 판매 1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해당 상품은 출시 직후 디저트 카테고리 1위를 달성했으며, 이에 힘입어 출시 후 3월 7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전체 디저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했다.
세븐일레븐이 연남동 인기 맛집 '푸하하 크림빵'과 협업해 1월 출시한 세븐셀렉트 푸하하 크림빵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150만개를 돌파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각국 세븐일레븐에서 검증된 인기 PB 상품을 차례로 출시하며 타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이색 제품으로 자사 PB 상품의 인기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세븐일레븐 패밀리십을 더욱 확대해 전 세계 편의점 히트 PB상품들을 대량 수입해올 예정이다"라며 "업계 내 오직 세븐일레븐 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으로 빵, 디저트 등 운영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에서는 ▲하루e리터 생수 ▲이프레쏘 아이스컵 ▲아임e 페트커피 ▲2+3이래도안바나나 ▲아임e 하루e한컵우유 1L 등의 PB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이 가운데 이프레쏘 아이스컵은 매년 베스트 3위에 이름을 올리는 스테디셀러 상품으로, 단품으로 구입하거나 다양한 음료와 함께 구입하면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회사 측은 부연했다.
또한 아임e 쓴커피와 단커피는 가성비 높은 페트 커피로 페트커피 상품군 1, 2위를 차지하며 고객들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은 가성비와 가용비를 콘셉트로 한 500ml 대용량 커피음료로 2019년 10월 출시 이후 지난해 말 누적 1천500만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 속에 가성비를 챙길 수 있는 PB상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러한 실속 소비 트렌드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임e 상품 외에도, 경쟁사와 비교해 차별화 상품이 될 수 있는 노브랜드 상품을 판매 중”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