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덕분에' 호실적 거둔 증권사...정작 블루오션 사태는 '외면'

등록 2024.08.19 09:06:09 수정 2024.08.19 09:06:20
신한나 기자 hannaunce@youthdaily.co.kr

상반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급증
美 주식 주간 거래 중단 사태는 '발뺌'

 

【 청년일보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미국 주식 투자 열풍에 따른 해외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정작 투자자 권익 보호에는 무신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지만, 증권사들이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며 발뺌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종합금융투자사업자들의 연결 기준 상반기 순이익 성장률은 대체로 작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대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64.9% 증가한 7천109억원을 기록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자회사들의 실적과 배당금을 제외해도 상반기 순이익은 5천362억원으로 집계돼 작년보다 83.0% 늘었다.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 역시 작년 대비 15.2% 증가한 4천227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삼성증권(26.4% 증가·5천110억원)·KB증권(50.4% 증가·3천795억원)·키움증권(12.0% 증가·4천770억원) 등도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손익 개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감소로 인한 기업금융(IB) 호조 등의 영향도 있지만, '본업'인 위탁매매 수수료는 여전히 증권사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1분기에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밸류업' 정책 기대감으로 국내 주식 거래대금이 늘었고, 미국 등 해외주식은 상반기 내내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증권사들의 관련 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증권사들의 유가증권시장 수수료 수익은 작년 동기 대비 1.2배로, 외화증권 수수료 수익은 1.5배로 늘어 각각 1조610억원, 5천58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서학개미'를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도입한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는 정작 사고가 터지자 책임이 없다며 발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투자자의 돈으로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정작 투자자 권익 보호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미국 주식을 한국 낮 시간대에도 거래할 수 있는 주간거래 서비스는 삼성증권이 지난 2022년 2월 현지 유일 야간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과 제휴를 맺으며 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후 지난해 삼성증권과 블루오션 간 독점 제휴가 만료되면서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불과 1년여 만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총 19곳으로 늘어났다.

 

증시가 폭락한 지난 5일 일부 증권사의 주간거래 이용 고객은 주문 취소 이후 계좌 원복이 늦어져 변동성이 극심했던 정규장에서도 제때 매매를 할 수 없었으나, 이 마저도 해당 증권사들은 해외 거래소와 브로커의 잘못에서 비롯됐지만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발뺌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태가 발생한 지 약 열흘이 지난 14일이 돼서야 증권사들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고 "블루오션의 시스템 안정성이 충분히 검증된 이후 서비스 재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금투협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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