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유저 잡아라"…이커머스업계, 셀러·소비자 선점 '올인'

등록 2024.08.29 08:00:00 수정 2024.08.29 08:00:05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티메프 셀러·소비자, 구영배 '자구안'에도 이탈 가속…"대체 플랫폼 물색"
11번가·G마켓·SSG닷컴, 자본력·지원방안 앞세워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 청년일보 】 이커머스업계가 판매 대금 미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로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를 떠난 국내 판매자(이하 셀러)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를 사용하던 셀러와 소비자들은 최근 해당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주일에 티몬에서 3회 이상 쇼핑을 했다는 30대 소비자 A씨는 "티몬과 유사한 할인 혜택과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다른 이커머스업체를 계속해서 둘러보고 있다"라면서 "이번 사태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메프에서 물건을 판매해 왔다는 20대 셀러 B씨도 "믿을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찾기 위해 틈틈히 확인하는 중"이라면서 "자본력이 탄탄해 티메프 사태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국내의 이커머스업체들을 살펴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많은 소비자들이 티메프를 이탈한 이후 이들 업체와 유사한 딜 중심의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분산하면서, 11번가와 G마켓 등은 자사의 견고한 자본력과 경쟁력을 앞세워 이들을 사로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먼저 11번가는 티메프 사태 이후 지난 7월 신규 판매자 수가 6월 대비 16% 이상 증가하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11번가는 이같은 상황을 지속하기 위해 기존의 '빠른정산'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안심정산' 서비스를 선보이며 셀러와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11번가는 2008년부터 모든 셀러 대상으로 소비자의 구매확정 후 2영업일 이내에 100% 정산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2020년 10월부터는 이커머스업계 최초로 무료 빠른정산 서비스를 도입해 이를 강화해 오고 있다.

 

'우수셀러'를 대상으로 한 11번가 빠른정산은 판매자가 택배사에 상품을 전달한(집화완료) 바로 다음날 판매자에게 정산금을 100%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11번가는 이와 함께 최근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산 일정을 크게 앞당긴 11번가 안심정산 서비스도 선보였다.

 

11번가 안심정산은 배송완료 다음날 정산금액의 70%를 먼저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셀러는 소비자 결제 후 2~3일만에 판매대금 상당 부분을 미리 받을 수 있고, 기존 일반정산 대비 7일 정도 앞당겨 수령할 수 있다. 나머지 30%의 정산금액은 소비자가 구매를 확정한 다음날에 지급한다. 

 

실제 11번가는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8월 월간 십일절’에 참여한 모든 소상공인 판매자를 대상으로 11번가 안심정산 서비스를 적용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에 속한 G마켓 역시 안정적인 자본력을 십분 발휘해 셀러와 소비자들에 손짓하고 있다. 

 

G마켓은 업계 최초로 빠른 판매대금 정산을 시행하고, 20여년째 유지하고 있다. G마켓은 구매고객이 상품을 받고 구매결정을 하면 바로 다음날 판매대금을 정산한다.

 

구매자가 구매결정을 하지 않아도, 반품가능일 기준 1영업일 이내에 정산해 준다. 이는 상대적으로 자금 상황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셀러의 자금회전을 돕고, 신규 셀러의 시장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또한 G마켓의 자본 상황이 연일 영업손실에 시달리고 있는 이커머스업체 가운데 비교적 건전하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지난해 기준 G마켓의 순운전자본은 899억원으로 주요 이커머스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역시 1천22억원으로 신세계그룹 편입 이후 줄곧 1천억원 수준의 순운전자본을 유지하고 있다. 순운전자본은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차감한 것으로 기업의 단기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핵심지표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재무 위기대응 역량 역시 종합 온라인몰 가운데 G마켓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회사 측은 강조한다. G마켓이 보유한 유동성은 현금성자산(4천121억원),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291억원), 단기금융상품(242억원) 등 4천655억원에 달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부채로 인식되는 미지급금(469억원)의 약 10배 규모다. 여기에 단기성 차입금 대비 유동성 배율도 G마켓이 15.4배로 20개사 가운데 최상위에 올라있다. 신세계그룹이 모기업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11번가와 G마켓처럼 딜 중심의 오픈마켓은 아니지만, 동일한 신세계그룹내 SSG닷컴도 셀러와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SSG닷컴은 올해 3월 잠재력 있는 신규, 중소 브랜드가 '스타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브랜드마크'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다.

 

SSG닷컴의 랜드마크 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기획한 이번 프로그램은 매달 최대 4개의 브랜드사를 선정해 노출, 마케팅 등을 입체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리뷰 작성 시 적립금, 매출 목표 달성 축하금 등도 추가로 지원한다.

 

단계별 성장 지원에 초점을 맞춘 '신규 셀러 지원 프로그램'도 있다.

 

신규 셀러가 신청월로부터 3개월간 순매출액 100만원 달성 시 10만원, 300만원 달성 시 30만원, 500만원 달성 시 5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한다. 광고계약 및 광고정보 수신에 동의한 모든 셀러에게 인공지능(AI) 추천광고, 검색광고(CPC)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지원금 10만원도 함께 제공한다.

 

국내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 이후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과 티몬 등이 자구안을 발표하고 있지만 기존 티메프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면서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국내 이커머스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동시에 모든 업체가 어느 정도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셀러를 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춘 업체가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주도권을 다시금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의 마음이 이와 같은 안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업체로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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