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국내 증시는 향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다는 의견과 취약한 경제 펀더멘탈이 여전히 증시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2% 떨어진 2488.97에 마감해 지난 10일이후 5거래일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개장 직후 2,515선까지 올랐지만 장중 외국인 매도폭탄 물량이 쏟아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는 4.80p(0.69%) 오른 698.5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01.67까지 올라 지난 11월 12일(710.52) 이후 한 달 만에 7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증시는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향후 방향을 모색하고 있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적 불안이 해소되면서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탄핵 국면으로의 진입과 계엄 사태 수습 과정이 가속화되며 안정화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본다"며 "코스피는 2016년 탄핵 국면과 유사하게 정치적 불확실성 감소에 따른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정치적 불안이 해소된 이후 국내 증시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당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코스피는 약 두 달 만에 4% 이상 상승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았다.
또한 이 연구원은 "오는 19일 FOMC에서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으며, 점도표 변화에 따른 시장 민감도를 주목해야 한다"며 "내년 금리인하 횟수의 후퇴 가능성이 있으나, 금리인하 스탠스를 유지할 경우 채권금리와 달러화 안정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즉, FOMC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되면 코스피가 글로벌 투자 흐름에 동조화되며 반등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헌법재판소 판결 전까지 정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완화될 가능성은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국정동력 소실과 사회혼란 및 시위 확산은 소비주와 기존 주도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추가 계엄 가능성 소멸과 정치 리스크 완화 수순은 낮아진 밸류에이션의 매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며 "헌재 판결 이후에는 빠른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경제 펀더멘탈 약화로 인해 당분간 증시 불안정성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전문위원은 "탄핵 가결 기대감이 선반영돼 지난 10~13일까지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였다"며 "정치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상장사 영업익 전망치 등 펀더멘탈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이탈한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현재도 외국인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달 들어 외국인 수급이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계엄’ 선언 이전인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4조1천54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순매도가 4개월째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며 국내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인 12월 4일부터 13일까지 8일간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1조3천344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