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에 매서운 실적 한파"…K-배터리 3사, '기술력 강화' 매진

등록 2025.01.16 08:00:04 수정 2025.01.16 09:54:07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전기차 캐즘에 배터리 업계 '속수무책'…지난해 4분기 실적 '먹구름'
배터리 3사 수장 위기 극복 강조…기술 우위·원가 경쟁력 강화 '초점'

 

【 청년일보 】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및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동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요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매서운 성장세 등 올해도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안정한 가운데, 이들 3사는 다가올 미래를 위해 '기술력'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1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캐즘의 장기화 여파로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해 4분기 일제히 영업적자가 예상되면서 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앞서 지난 9일 국내 배터리업계 맏형 격인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2천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세제혜택 금액은 3천773억원으로, 해당 금액을 제외한 실질적인 영업손실은 무려 6천28억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건 지난 2021년 3분기 이후 3년여 만이다.

 

SK온과 삼성SDI 역시 업황 부진으로 증권업계에선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캐즘 여파뿐만 아니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국내 배터리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위기 극복 대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계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위기 극복'을 강조하며 기술 우위 확보와 원가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뒀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해 실적 면에서는 전례 없이 힘든 시간을 보냈고,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근본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던 탓"이라면서 "올해 사업환경도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4대 핵심과제 추진 계획으로 ▲R&D(연구개발) 경쟁력 제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품질 경쟁 우위 ▲구조적 원가 경쟁력 강화 ▲미래 기술·사업 모델 혁신 등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회사 측은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른 '각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하며 최고 수준의 기술 리더십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그동안 삼성SDI만 주로 생산하고 공급해 왔으나 각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 선언하며 시장에 참전한 것이다.

 

지난달 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각형 배터리 및 핵심 재료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협약을 통해 개발되는 '각형 배터리'는 향후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폼팩터(형태) 중 하나인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 캔에 셀을 넣어 외부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배터리 폼팩터(파우치형·각형·원통형) 중 안전성 측면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각형 배터리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2023년 70.9%에서 지난해 1∼10월 기준 78.3%로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유정준 SK온 부회장과 이석희 대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에너지 저장장치(ESS)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해 셀투팩(Cell-to-Pack) 기술 고도화 등 미래 기술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도 "미래 기술력 확보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더욱 더 근본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혁신하고 도전하는 기술력 중심의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정체, 트럼프 2기 정책의 불확실성 등 배터리업계의 성장세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당장의 수익성 확보에 연연하기보다는 초격차 기술 개발, 사업 다각화 등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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