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풀필먼트戰 '후끈'(中)] "검증된 실력자끼리 뭉쳤다"…신세계·CJ, '전략적 동맹' 구축

등록 2025.02.07 08:00:04 수정 2025.02.07 08:01:11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스타배송' 등 익일 배송 서비스 즉시 개시…"소비자 실질적 효능감↑"
"기업 간 협력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신세계, 플랜 B 미리 준비해야

 

올해 역시 이커머스 업계의 경쟁이 점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 업체의 '풀필먼트' 역량이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쿠팡이 10여년 이상에 거쳐 전국에 구축한 쿠팡풀필먼트센터(CFC)는 '로켓배송'이라는 서비스로 귀결, 소비자의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추격하고자 하는 신세계와 롯데의 각기 다른 해법이 주목받고 있다. 쿠팡·신세계·롯데가 풀필먼트 강화를 위한 전략과 그 한계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上) "CFC·로켓배송 전국 확대"...쿠팡, '풀필먼트 1인자' 굳히기 총력

(中) "검증된 실력자끼리 뭉쳤다"…신세계·CJ의 '전략적 동맹' 구축
(下) "시간 쏟아 새로운 正道 만든다"...롯데, '조용한 추격자'

 

【 청년일보 】 신세계는 풀필먼트 역량을 즉각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바로 물류사업에서 검증된 실력을 가지고 있는 CJ와의 협업을 통해서다.

 

양측은 작년 6월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을 통해 협력의 첫 발걸음을 땠다. 구체적으로 신세계와 CJ는 물류·유통·미디어 등 양 그룹의 주력 사업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협업을 약속했다.

 

특히 같은 해 9월에는 G마켓과 옥션이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주문 상품의 도착일을 보장해 주는 '스타배송' 서비스를 출시하며 쿠팡의 로켓배송에 맞수를 뒀다.

 

스타배송은 100% 도착 보장을 목표로 구매 고객과 약속한 날짜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다. 약속한 날짜보다 배송이 늦을 경우, G마켓이 직접 보상금을 지급하며 스타배송 서비스의 배송은 CJ대한통운이 전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올해 1월에는 CJ대한통운과의 협업 수준을 한층 끌어올려 스타배송 서비스에 일요일 배송도 추가하는 등 풀필먼트 역량을 강화했다. 신세계 측은 주말 배송 확대를 통해 라스트마일 단계에서 소비자 만족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와 CJ는 향후에도 상품, 물류 등 전방위적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 만족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이커머스사업은 물류 전문기업인 CJ대한통운 위탁을 통해 물류 경쟁력 확보 및 효율성을 지속 강화하고, 본연의 사업영역에 집중한다는 게 신세계 측의 전략이다.

 

SSG닷컴이 협업을 통한 물류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그로서리 분야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게 그 대표적다. SSG닷컴은 그로서리 분야에서 이마트의 상품 선별과 소싱 등 1등 대형마트 역량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다른 온라인몰 대비 만족도가 높다고 회사 측은 부연한다.

 

본래 강점인 그로서리에 힘을 쏟아 SSG닷컴만의 특화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게 신세계의 구상이다.

 

G마켓 역시 CJ대한통운의 'O-NE' 서비스를 도입해 기존 스마일배송보다 배송 마감시간을 늘려 소비자 편의를 확대하고 있다.

 

이전에는 오후 8시까지 상품을 주문을 해야 다음 날 도착했다면, CJ와의 협업으로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G마켓과 CJ대한통운은 셀러를 대상으로도 도착 보장 서비스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 측은 셀러가 도착 보장 모델에 동의하면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력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협력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셀러는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고 소비자는 더 많은 상품을 빨리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SG닷컴도 CJ대한통운과의 협업에 힘입어 부산 지역으로 새벽배송을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시에 거주하는 SSG닷컴 고객은 밤 10시까지만 주문하면 그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된다. 

 

배송은 CJ대한통운 물류 인프라와 차량을 통해 이뤄진다. 상품은 재활용 가능한 종이 상자에 포장해 배송된다. 

 

풀필먼트 분야 외에도 신세계는 CJ제일제당과 협업한 상품 출시도 서두르고 있다. '햇반 강화섬 쌀밥', 'CJ 비비고 통오징어 만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세계는 이마트의 고객 데이터와 CJ제일제당의 상품기획 역량, 연구개발(R&D) 노하우를 결합해 새로운 상품들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신세계와 CJ의 전략적 협력이 즉각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신세계와 CJ의 전략적 협업의 가장 큰 이점으로는 '속도'를 꼽을 수 있다"면서 "유통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두 업체가 만나 각자의 노하우를 더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즉각적으로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원한다"며 "신세계와 CJ가 빠른 시일 내 정제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고, 이를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라고 전했다.

 

반면, 신세계와 CJ의 전략적 협업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실제 신세계와 CJ는 이번 협업에 대한 유효 기간을 별도로 두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학계 인사는 "신세계와 CJ의 전략적 협업은 어디까지나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협력'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기업 간의 협력은 언제든 이해관계에 따라 틀어질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적대적 관계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번 전략적 협업의 성사에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키맨'으로 역할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는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결단"이라면서도 "다만, 풀필먼트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한 명의 리더십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세계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CJ와의 협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플랜 B'를 점진적으로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며 "결국 신세계 스스로가 풀필먼트에 대한 기초 체력을 키우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49길 23, 415호 (양평동4가, 아이에스비즈타워2차)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편집국장 : 성기환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