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질 소비지출 0.7%↓…팬데믹 이후 최대폭 감소

등록 2025.05.29 14:08:00 수정 2025.05.29 14:08:00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고소득층 내구재 소비 줄이고, 저소득층은 '울며 겨자 먹기' 지출 늘어

 

【 청년일보 】 올해 1분기 가구의 소비지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는 고물가 영향으로 지출액이 크게 늘어난 반면 고소득 가구는 내구재·준내구재 소비를 줄이며 대조를 이뤘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5만원으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5.8%), 식료품·비주류음료(2.6%) 등 필수 소비 영역에서 지출이 늘었지만, 교통·운송(-3.7%), 의류·신발(-4.7%) 등에서 소비가 줄어들었다.

 

특히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 소비지출은 0.7% 감소해 2023년 2분기(-0.5%) 이후 7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감소폭은 팬데믹 시기인 2020년 4분기(-2.8%) 이후 가장 크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는 실질 소비지출이 각각 1% 넘게 증가했지만, 4분기(0.9%)에는 증가세가 둔화됐고 올해 들어서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소득 분위별로는 저소득층의 소비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주류·담배(10.8%), 교육(28.2%), 음식·숙박(8.0%) 지출이 크게 늘며 전체 소비지출이 3.6% 증가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오락·문화(11.5%), 보건(11.2%) 지출은 늘었지만, 교통·운송(-7.6%), 의류·신발(-3.3%) 등에서 소비를 줄이며 전체 소비지출 증가폭은 2.1%에 그쳤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위 가구 소득은 줄었지만 필요한 지출이 계속되면서 소비지출이 늘었고 5분위 가구는 자동차 구입 등 일부 내구재·준내구재 소비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번 통계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체 소비지출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5만1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고, 실질소득도 2.3% 증가했다. 하지만 소비 증가세는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평균 소비성향은 69.8%로 2.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3개 분기 연속 하락세이자, 2022년 2분기(-5.2%)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27만9천원으로 1년 전보다 12.3% 늘었으며, 흑자율도 30.2%로 2.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가계가 소득을 늘렸음에도 지출을 줄이며 '지갑을 닫은'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통계청 과장은 "1분기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가 좋지 않았다"라며 "최근 3개 분기를 보면 소득과 비교해 소비 위축이 심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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