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의학계와 제약·바이오업계에서 패치형(마이크로니들 패치 등) 치료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패치형 치료제는 피부에 부착해 약물을 전달하는 형태의 의약품을 말한다.
현재 연구개발 중인 질환은 비만을 포함해 B형 간염, 홍역·풍진, 인플루엔자, 장티푸스 등 다양했으며 일반 주사제 대비 보관·운송이 용이해 마이크로니들 패치가 차세대 백신 기술로도 부각되고 있다.
30일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전재용 재활의학과 교수·천화영 의공학연구소 박사·윤현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공동 연구팀이 주사 없이 대용량 약물을 빠르게 전달하는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 패치(SFMNP)’를 개발했다.
해당 패치는 액체가 아주 좁은 틈에서 외부 압력 없이도 스스로 퍼져나가는 힘 ‘모세관력’을 활용한 마이크로니들 패치다. 간단한 공정만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동물모델 실험에서 기존 주사 대비 유사한 수준으로 체내에 약물이 체류하는 것이 확인돼 림프부종이나 종양의 림프절 전이 등 질환의 진단과 치료 반응 모니터링까지 확장 가능한 차세대 약물전달 플랫폼으로의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특허 등록을 포함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는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DWRX5003’ 임상 1상 시험계획(IND)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획득, 내년 8월까지 건강한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다.
국제백신연구소는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에서 B형 간염 백신 마이크로니들 패치 대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임상시험은 총 40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며, 예상기간은 2028년 12월까지다.
쿼드메디슨은 라이트재단의 지원을 받아 홍역·풍진(MR) 백신용 마이크로니들 어레이 패치 개발 중이며, JW중외제약은 테라젝아시아와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해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기반으로 탈모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GC녹십자는 미국 백세스 테크놀로지스와 패치형 인플루엔자 백신(MIMIX-Flu)을 개발 중이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호주의 ‘백사스(Vaxxas)’社와 ‘고밀도 마이크로어레이 패치(HD-MAP)’ 기술을 적용한 장티푸스 단백접합 패치백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특허청 지식재산정보 검색 서비스(KIPRIS)에 따르면 지난 3월 스몰랩의 ‘피임용 마이크로니들의 제조방법’ 특허가 출원됐으며, 지난해 11월에는 한미약품의 ‘세마글루타이드 함유 마이크로니들’ 특허와 에이비지텍의 ‘혈당 측정용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조방법’ 특허가 출원됐다.
또 ▲유한건강생활의 ‘대마 유래 성분 포함 염증성 질환 치료·예방·개선용 마이크로니들 패치’ ▲다올이든의 ‘염증성 피부질환의 치료용 마이크로니들 패치’ ▲쿼드메디슨의 ‘HPV 백신용 마이크로니들’ ▲라파스의 ‘백신 전달을 위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등 다양한 종류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특허들이 출원돼 있다.
동아에스티와 주빅은 성장호르몬 마이크로니들 패치와 이를 위한 제조용 점액 조성물 등에 관한 특허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마이크로니들 패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의학계도 연구를 진행하는 등의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주사제보다 통증이 적고, 경구제의 간 대사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유효성분 흡수가 빠르며, 생체 이용률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또 보관과 유통도 비교적 용이해 기존 주사 기반 접종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 전달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의학계 관계자는 “병원을 이용하시는 분들의 공통적인 불편감 중 하나가 ‘주사 접종’일 정도로 환자들이 검사·진료 과정에서 주사 접종을 힘들어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 전달 방법만 바꿔도 환자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만큼, 제약사들이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등 약물 전달 시스템 개선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견해를 내비쳤다.
또 다른 의학계 관계자도 “알약이나 1~2개월에 1회 접종하는 장기 주사제형, 패치형 등 주사기를 이용한 접종 간격 확대 및 주사를 대체할 수 있는 투약 방식에 대한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제형 변경을 잘 하는 기업들이 있다”면서 “해당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쿼드메디슨 관계자는 “코로나 19 팬데믹을 통해 전 세계는 백신의 개발 속도 뿐만 아니라 ‘접종의 방식’ 또한 공중보건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체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로니들은 다양한 백신 플랫폼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며, “글로벌 보건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