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게임 전망(下)] "K-게임, 모바일 '성공 공식' 버려야 산다"

등록 2026.01.06 08:00:06 수정 2026.01.06 08:41:33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모바일 MMORPG 성공 공식…글로벌서 '한계 직면'
과금 중심 수익 구조 흔들…K-게임 체질 전환 압박
콘솔·PC·IP 확장, 생존 모색하지만…성과는 '미지수'
2026년, 모바일 이후 전략의 가능성 가르는 분기점

 

성장 둔화와 구조 전환의 갈림길에 선 게임산업은 2026년을 기점으로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경계가 허물어지고, 인공지능(AI)·지식재산권(IP)·멀티플랫폼 전략이 산업의 생존 조건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K-게임 역시 모바일 중심 성공 공식에서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글로벌 게임산업의 구조 재편 흐름과 게임사의 생존 전략, 그리고 국내 게임업계가 맞닥뜨린 전환의 시험대는 무엇일지 3편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성장의 시대는 끝났다"…게임업계, '새판짜기' 집중
(中) 게임사 '생존' 가르는 3대 축…'AI'·'IP'·'멀티플랫폼' 조명
(下) "K-게임, 모바일 '성공 공식' 버려야 산다"

 

【 청년일보 】 2026년은 국내 게임업계에 있어 단순한 연도 하나가 아니다. 지난 10여 년간 K-게임을 지탱해온 성공 공식이 사실상 유효 기간의 끝에 도달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모바일 MMORPG, 확률형 아이템, 빠른 수익 회수 구조로 대표되는 한국 게임 산업의 성장 모델은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 공식은 이제 분명한 한계에 직면해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마주한 위기는 단순한 실적 부진이나 특정 장르의 침체 문제가 아니다. 산업 구조 자체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기존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은 이미 모바일 중심 성장 국면을 지나 콘솔·PC 기반 멀티플랫폼과 IP 확장 중심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반면 K-게임은 여전히 모바일 매출 비중이 절대적이며, 수익 구조 역시 과금 모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구조적 차이는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서구권 이용자들은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구조에 점점 더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과 중국 게임사들은 서브컬처, 액션, 슈팅 등 다양한 장르로 글로벌 팬층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즉, K-게임이 한때 강점을 보였던 모바일 MMORPG 영역조차 경쟁이 격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모바일 MMORPG 중심 전략은 한국 게임 산업의 고속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 비교적 짧은 개발 기간과 안정적인 과금 구조, 라이브 서비스 운영을 통한 장기 수익 창출은 투자와 경영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인 모델이었다.

 

그러나 이 구조는 동시에 콘텐츠 다양성과 글로벌 확장성이라는 측면에서 뚜렷한 약점을 안고 있었다. 반복적인 성장 구조와 과금 압박은 이용자 피로도를 높였고, 신규 이용자 유입은 점차 둔화됐다. 특히 북미·유럽 시장에서는 해당 과금 모델 자체가 장벽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규제 논의까지 더해지며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이러한 한계는 이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모바일 매출 성장률은 눈에 띄게 둔화됐고, 신작 성과 역시 과거처럼 폭발적이지 않다. 일부 기업은 기존 IP를 반복 활용하는 방식으로 단기 실적을 방어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PC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콘솔·PC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고 개발 기간이 길지만, 성공할 경우 IP 가치와 브랜드 파워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하나의 성공작이 후속작, 확장 콘텐츠, 영상·미디어 사업으로 이어지며 수년간 가치를 창출하는 사례는 모바일 게임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크래프톤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글로벌 콘솔·PC 시장을 핵심 성장 축으로 설정해왔다. 넥슨 역시 다수의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도 모바일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기 위한 내부 구조 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선택은 단기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2026년 이후를 대비한 불가피한 전환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콘솔·PC 시장은 결코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글로벌 경쟁사들은 이미 수십 년간 해당 시장에서 노하우를 축적해왔고, 이용자들의 기대 수준 역시 매우 높다. 단순히 플랫폼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게임의 완성도, 세계관 설계, 연출, 라이브 서비스 운영 전반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장르 다변화 역시 K-게임이 풀어야 할 숙제다. 국내 게임 산업은 오랫동안 MMORPG 중심 구조에 머물러 왔다. 이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데는 유리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확장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서브컬처, 슈팅, 액션 어드벤처, 샌드박스 등 다양한 장르가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서브컬처 게임과 콘솔 액션 장르에 대한 도전이 늘고 있다. 넥슨,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 주요 기업들이 새로운 장르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성과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는 단순히 장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장르에 대한 개발 경험과 조직 문화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 환경 역시 K-게임의 미래를 좌우하는 변수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논의, 플랫폼 수수료 문제 등은 국내 게임사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관련 규제는 기존 수익 모델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를 위기이자 기회로 바라본다. 규제 환경이 명확해질수록 단기 과금에 의존한 구조에서 벗어나 콘텐츠 경쟁력 중심으로 전환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026년을 K-게임의 마지막 시험대로 표현한다. 모바일 성공 공식이 완전히 무너지는 시점은 아니지만, 그 공식만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지는 해라는 것이다. 지금 진행 중인 콘솔·PC 투자, 장르 다변화, IP 확장 전략은 모두 3~5년 뒤 성과를 전제로 한다.

 

즉, 2026년은 결과의 해라기보다 방향성이 검증되는 해다. 이 시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내 게임 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구조적으로 밀릴 위험이 커진다. 반대로 일부 기업이라도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다면, K-게임은 모바일 이후의 새로운 성장 경로를 찾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K-게임은 모바일 성공 공식에 안주할 것인가, 아니면 고통스러운 전환을 감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렇듯 2026년은 그 선택의 결과가 처음으로 가시화되는 해가 될 전망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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