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커피·공유 맥주"...동서식품·하이트진로 '브랜드 의인화' 눈길

등록 2022.09.30 08:00:00 수정 2022.09.30 08:00:04
김원빈 기자 wonbin7@youthdaily.co.kr

"동서식품·하이트진로 '브랜드 의인화' 전략 성공 사례"..."상품에 '사회적 관계' 형성"
동서식품, 이나영·김연아·원빈 등 '장수 홍보 모델'과 성공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
하이트진로, 공유·두꺼비 캐릭터 '술' 부정적 인식 극복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 형성

 

【 청년일보 】 신문과 TV,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비롯해 현실과 가상을 뛰어넘는 '메타버스'까지 다양한 매체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업이 소비자에게 자사의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소비자의 실생활과 다양한 접점을 가지고 있는 식음료 업계는 제품 자체의 특성과 장점을 제한된 시간 내에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브랜드 이미징 전략 중 하나인 '브랜드 의인화'로 지속적인 효과를 누리고 있는 동서식품과 하이트진로의 사례를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믹스커피는 이나영·김연아, 캔커피는 원빈"...브랜드 의인화 전략의 '미다스' 동서식품

 

3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브랜드 의인화' 전략은 전통적인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브랜드를 접하는 소비자가 제품을 '사물'이 아닌 모종의 매개체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게끔 만드는 전략을 의미한다.

 

마케팅 업계의 한 종사자는 "브랜드 의인화 전략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홍보모델·캐릭터 등의 '매개체'를 통해 자사의 브랜드를 연상하게끔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라면서 "과거 휴대전화 시장이 적극적인 연예인 마케팅을 통해 제조사의 이름 대신 '아무개폰'이라고 소비자들이 호칭하게끔 유도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유통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모카골드'와 '카누'로 대표되는 국내 조제커피 1위 업체인 동서식품이 브랜드 의인화 전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 의인화 전략을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는 동서식품일 것"이라면서 "어떤 제품과 제품의 홍보 모델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소비자로 하여금 즉각적인 연상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동서식품은 지난 2000년 배우 이나영이 출연한 '맥심 커피믹스' 광고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동일한 배우를 통해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소비자에 전파하는데 성공하며 '브랜드 의인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외에도 동서식품은 지난 2011년 '맥심 카누' 제품이 출시된 이후로 배우 공유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를 10년 넘는 시간 동안 공고히 구축하는 한편, 2012년부터 선보인 '맥심 화이트골드'에는 김연아 선수를 홍보 모델로 발탁해 긍정적인 마케팅 효과를 도출하고 있다.

 

동서식품의 한 관계자는 "배우 이나영씨의 경우 2000년 맥심 커피믹스 광고를 처음으로 연을 맺은 이후로 최근까지 맥심 모카골드의 광고 모델로 함께하고 있다"면서 "'’맥심 카누'의 모델인 배우 공유씨의 경우도 제품을 출시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라는 카누의 브랜드 컨셉을 확고하게 구축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맥심 화이트골드의 모델인 김연아 선수 역시 제품을 출시한 2012년부터 화이트골드 제품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며 "특히 '맥심 화이트골드'는 소비자들로부터 '연아 커피'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축적해왔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의 브랜드 의인화 전략은 RTD(Ready to Drink) 커피 브랜드인 '맥심 티오피'에서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이 나온다. 배우 원빈을 앞세운 효과적인 광고 연출로 프리미엄 RTD 커피 시장 형성기에 유리한 고지를 선제적으로 점했다는 업계의 평이다.

 

 

동서식품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RTD 커피 브랜드인 '맥심 티오피'는 제품을 출시한 2008년부터 배우 원빈씨와 함께하고 있다"면서 "제품의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에스프레소 원액이 추출돼 제품 용기에 담기는 연출을 포함해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형식의 광고로 화제를 이끌었으며, 최근에는 평범한 일상 속 '맥심 티오피'가 휴식이 되는 모습을 전하며 소비자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이 관계자는 "동서식품은 커피 제품 및 브랜드의 이미지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심사숙고하여 선정하고 모델의 이미지를 브랜드와 지속적으로 연결해오고 있다"면서 "이 같은 가치를 바탕으로 '맥심 모카골드'는 이나영, '맥심 카누'는 공유, '맥심 화이트골드'는 김연아, '맥심 티오피'는 원빈을 소비자가 연상할 수 있도록 꾸준한 시간동안 여러 모델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은 '장수 모델'이 출연하는 브랜드 의인화 마케팅 전략 외에도 소비자가 자사의 브랜드를 다채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미떼' 등의 광고에 트렌디한 개성 반영과 제품의 특성을 활용한 SNS 콘텐츠 기획 등의 다양한 노력을 앞으로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동서식품의 관계자는 "각 브랜드 별 이미지에 어울리는 온라인 컨텐츠와 마케팅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최근 주목받고 있는 MZ세대 등을 포함해 다양한 세대의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소주=두꺼비"...하이트진로, 캐릭터로 '비음주' 소비자에도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 각인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 역시 동서식품과 유사하게 자사 제품의 브랜드 의인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마케팅 업계의 한 종사자는 "하이트진로의 경우에도 몸에 좋지 않은 '술'의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친숙한 느낌으로 성공적으로 각인한 사례"라면서 "연예인·케릭터 만으로 주류업체가 부정적인 편견을 극복하고 소비자 친화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맥주 브랜드인 '청정라거-테라'’를 출시한 이후 4년 동안 배우 공유를 홍보 모델로 선택해 해당 제품의 강점인 청량감·신선함을 알렸다.

 

하이트진로의 한 관계자는 "배우 공유씨는 청정하고 성실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굵직한 드라마 작품들을 통해 국민배우로 발돋움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배우"라면서 "공유의 깨끗한 이미지가 청정라거 시대를 새롭게 연 '테라'와 가장 부합해 모델로 발탁했으며 현재까지 4년째 함께 하고 있고, 테라, 공유씨 모두 일관된 이미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청정라거-테라'는 이 같은 브랜드 의인화 전략에 힘입어 출시 만 3년만에 누적판매 28억8천 병을 돌파했다. 또 맥주 시장의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오며 국내 대표 맥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평이 나온다. 

 

하이트진로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 4월 18일부터 한달 간 테라의 유흥시장 출고량이 코로나19가 본격화된2020년 동기대비 9% 증가했다"면서 "거리두기 해제 이전 한 달(3월 18일~4월 13일)간과 비교했을 때는 95% 급상승해 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회복세를 보였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하이트진로는 자사의 소주 제품인 '진로'에도 브랜드 의인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24년만에 과거의 소주 제품이었던 ‘진로’를 새로운 패키지 디자인, 도수 조정 등을 통해 부활시켰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진로'의 출시 과정에서 ‘두꺼비 캐릭터’가 가장 주요하게 인식됐다는 평이다.

 

평소 음주를 즐기지 않는다는 20대 소비자 A씨는 "'진로' 자체가 과거 소주 브랜드였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도 없고 음주도 즐기지 않는다"면서도 "'진로' 출시 당시 파란색 두꺼비 캐릭터의 귀여운 모습으로 '진로=두꺼비'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고, '진로'에 대한 귀여운 이미지는 음주를 잘 즐기지 않는 현재 역시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진로' 출시 전 정통성을 유지해 기존 '진로' 두꺼비 캐릭터를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캐릭터를 재해석하여 MZ세대에 맞는 두꺼비를 개발하여 출시할 것인지에 대한 큰 고민을 했다"면서 "하이트진로는 진로의 메인 타겟인 2030세대를 감안, 몇 차례의 소비자 및 내부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존 올드한 두꺼비 캐릭터보다는 MZ세대에 맞는 귀엽고 엉뚱한 이미지의 캐릭터가 부합한다고 판단해 현재의 두꺼비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이트진로는 '두꺼비'의 인기에 힘입어 '진로' 브랜드의 굿즈 판매점인 '두껍상회'를 전국에서 운영하며 '진로'에 대한 브랜드 의인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두껍상회'는 소비자들에게 문화와 트렌드를 판매하는 역할을 하며, 화려한 조명과 네온사인 등이 넘치는 번화가보다는 지역마다 역사와 스토리를 담고 있는 공간인 동시에 젊은층에게 관심 받고있는 소위 '라이징 스트리트' 를 찾아내어 장소부터 '두껍상회'가 지향하는 콘셉트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또한 지역의 특징을 잘 돋보이게 하기 위해 지역과 연관된 캐릭터와 지역 굿즈를 계속해서 개발 중이며 현지 주변 상점과 상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찾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하이트진로는 브랜드 의인화 전략으로 성공적으로 구축된 '청정라거-테라'와 '진로'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청정라거-테라'의 한정판 굿즈 판매, 전주가맥축제·송도맥주축제 등 다양한 행사 참여 및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한 아트 에디션 출시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신규 굿즈 개발과 '두껍상회'의 지속적인 전국 순회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의 한 관계자는 "100년 기업을 앞둔 하이트진로는 대한민국 최대 종합주류기업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주류시장을 선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소주업계 최초로 캐릭터(두꺼비)를 모델로 발탁했으며, MZ세대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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