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선물 키워드 '가성비'…유통家, 소비자心 잡기 '총력'

등록 2024.08.07 08:00:00 수정 2024.08.07 08:47:25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백화점·대형마트, 실속 중심 선물세트 '봇물'…"고물가·소인 가구 확산 원인"
업계 "향후 수년간 유사 트렌드 지속 전망"…유통家, 원산지·물량 확보 총력

 

【 청년일보 】 올해 추석 선물세트의 키워드로 '가성비'가 부상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역시 전년과 마찬가지로 가격과 실속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성비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작년부터 명절 선물세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가성비"라면서 "올해 역시 일반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마트에서부터 고급 제품이 중심인 백화점까지 저렴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쏠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저렴한 가격대의 명절 선물세트가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로 ▲고물가 지속 ▲소인 가구 확대 등을 꼽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생활물가지수는 지난 2022년 6.0%까지 상승했고, 작년에는 3.9%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의 보조 지수로 소비자물가 조사대상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의 가격으로 산출된다. 생활물가지수는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를 실질적으로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가성비 선물세트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1~2인 가구 중심의 소인 가구 확대도 손꼽힌다. 기존 선물세트의 경우 3~4인 가구 이상을 대상으로 상품과 중량이 구성돼 소인 가구를 대상으로 전달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점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실제 행정안전부가 작년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 기타 현황’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주민등록상 전체 2천391만4천851세대 중 약 42%에 달하는 993만5천600세대가 1인 가구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생활 소비재와 식료품 물가가 최근 수년간 급등해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는 '선물' 등의 영역에서 지출을 줄이고 있다"라면서 "또한, 선물로 받는 물량을 모두 소비할 수 없는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큰 요인"이라고 부연했다.

 

'고급 선물세트'의 대명사인 백화점 업계에도 이러한 추세가 감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백화점에서 취급하는 선물세트 중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축에 속하는 10만원~30만원대의 선물세트 판매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먼저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작년 추석 10만원~20만원대 선물세트 판매량은 전년(2022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고, 20만원~30만원대의 선물 세트는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 늘었다. 당시 인기 상품은 소담 지정산지 4색과일·효온숙성 한우 오복 등이었다. 

 

올해 설의 경우에도 가성비 선물세트의 판매가 늘었다. 당시 10만원~20만원 설 선물세트는 2023년 대비 8.9% 늘었고, 20만원~30만원 상품은 27.8% 급증했다. 올해 설 소비자들이 많이 찾았던 제품은 신세계암소한우 오복·알찬 사과배 등이 꼽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역시 이러한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을 고려해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추석 지정 산지인 '셀렉트팜'을 확대해 과일 선물세트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로 판매한다. 

 

또 오는 9일부터 29일까지 사전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한우 선물세트를 5~10%, 굴비는 20%, 청과 10%, 건강식품 50%, 와인은 최대 6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한다. 

 

 

현대백화점도 작년 추석 10만원~20만원대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이 2022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올해 설의 경우에도 유사한 가격대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지난해 설에 비해 12.1%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추석 역시 고물가 영향으로 예약 판매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의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물량을 지난해보다 15% 가량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예약 판매기간 한우·굴비·청과·건강식품·주류 등 인기 세트 220여종을 최대 30% 할인한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대표 가성비 선물세트로는 전국 명인들이 만든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의 '미소 유 선물세트', '미소 선 선물세트' 등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도 9일부터 25일까지 정상가 대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추석 선물세트를 사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선물 수요가 높은 축산과 수산 선물세트 물량을 전년 대비 약 20%, 청과와 전통주는 약 15% 이상 늘렸다. 

 

특히 축산과 수산 선물세트를 프리미엄부터 실속 세트 등을 다양하게 선보일 전망이다. 축산 대표상품으로는 '한우특선 스테이크 GIFT',' 저탄소 한우 명품 GIFT', '한우 소확행 로얄 GIFT' 등이 있다. 수산 선물세트로는 '영광 법성포 굴비 GIFT 월(月)', '완도 활전복 행복 GIFT' 등을 할인한다. 

 

청과 선물세트는 산지 및 품종을 다변화해 품질을 높이는 한편 가격대는 낮췄다. 대표적으로 '엘프르미에 사과·배·샤인·애플망고 GIFT', '레피세리 사과·배 GIFT' 등이다.

 

또한 최근 수입과일 중 망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항공 직송 브라질산 망고로 구성한 ‘레피세리 실속 애플망고 GIFT(9만원)’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대형 마트업계 역시 실속형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이번 추석을 준비했다.

 

먼저 이마트에서는 올해 설 10~20만원대의 가성비 선물세트 판매가 2023년 설과 비교해 8.8% 늘었다.  이마트 측은 고물가 현상 심화되며, 올해 설에는 10~20만원대 선물세트의 신장률이 작년 추석 대비 더 높게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특히 10~20만원대 선물의 경우 '냉동LA갈비 세트', '피코크 한우 냉장세트' 등 품격과 실속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는 올 추석도 사전예약 혜택을 통해 저렴하게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주목해 물량을 약 10% 확대했다. 

 

또한, 굴비 등 수산 선물세트는 10만원 미만 저가 신규 세트(옥돔·고등어세트, 특선옥돔세트) 등을 개발해 작년 추석 대비 10%가량의 물량을 강화했다. 

 

여기에 비교적 저렴한 선물세트인 조미료, 통조림 세트 작년보다 20%가량 물량을 늘렸다. 

 

오는 9월 6일까지 진행되는 사전예약 기간 동안 행사카드 결제 시 최대 50% 할인과 결제금액에 따라 최대 120만원 상당의 신세계상품권을 받을 수도 있다. 

 

 

롯데마트에서도 김, 통조림, 과일 등 저렴한 가격대의 선물세트에 대한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작년 추석 롯데마트에서는 과일과 김이 전년 추석 대비 각각 15%, 10% 많이 팔렸다. 올해 설의 경우에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과일이 20%, 김이 10% 더 팔렸다. 

 

롯데마트는 과일 선물세트의 경우 지난 추석보다 3만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 품목을 30% 이상 늘리고, 준비 물량도 20%가량 확대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충주 프레샤인 사과(17~20입)'가 있다. 

 

축산 선물세트 역시 10만원 미만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약 40% 확대 준비했다. 특히 미국산 소고기 인기 부위로 구성된 양념육 시즈닝 스테이크 모둠 세트, 캐나다산 돼지고기 선물세트 등 실속 선물세트 10여종을 신규 출시하며 가성비 쇼핑의 선택지를 넓혔다. 

 

여기에 롯데마트는 차별화된 신규 실속형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오프라인 대형마트 최초로 '집밥의 고급화' 트렌드에 발맞춘 10만원 미만의 '홈마카세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해당 제품은 고등어 초회, 참치, 단새우, 우니 등 고급 재료와 감태, 초밥용 소스로 구성돼 있으며 한 세트로 3인 이상이 즐길 수 있는 넉넉한 양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일부 선물세트에 한해 구매금액에 따라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하며 한동안 선물세트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사전 구매에 대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마트·백화점 등 주요 유통채널도 실속 중심의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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