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요인 충분vs과도한 상승"...치킨값 인상에 업계-소비자 '갑론을박'

등록 2024.10.23 08:00:00 수정 2024.10.23 08:01:07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BBQ·bhc·교촌치킨, 다양한 비용 상승 부담..."가격 인상"
최저임금, 최근 4년 새 약 15% 상승…"시급 1만원 넘어"
지난달 '식용유' 물가지수, 지난 2021년 10월比 62.1%↑
협의회, 올해 1분기 외식 물가 상승 기여도…"치킨 2위"
소비자 "치킨값 부담스러운 건 사실…사 먹기 어려워져"
"비용 절감과 혁신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 전문가 조언

 

【 청년일보 】 최근 4년간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3사(BBQ·bhc·교촌)는 치킨 가격을 평균 두 자릿수 이상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킨업계는 최저임금과 가스비, 원재료 가격 상승 등 다양한 비용 상승 요인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소비자들은 원가 상승은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국민 음식인 치킨의 가격 상승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비용 절감과 혁신을 위한 노력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나온다.

 

23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BBQ는 올해 6월 23개 메뉴의 소비자 권장 판매가격을 평균 6.3% 인상했다.

 

이에 '황금올리브치킨 후라이드'는 기존 2만원에서 2만3천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구이'는 2만1천500원에서 2만4천원으로 조정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22년 5월에는 주요 제품 가격을 2천원 인상한 바 있다.

 

BBQ 관계자는 "최저임금, 가스비, 배달 중개 수수료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타격은 올리브유 가격 인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BBQ는 스페인에서 올리브유를 수입하는데, 최근 스페인에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올리브 나무가 불에 타는 피해가 발생하면서 생산량이 급감해 올리브유 가격이 톤당 2천~2천500달러에서 지난해부터 1만달러를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추후 가격인상 계획에 대해 BBQ는 "외부 요인에 따라 변동될 수 있어, 미리 계획을 세우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bhc는 지난 2021년 12월, 8년 만에 첫 가격 조정을 단행해 품목별로 1천~2천원 인상했으며, 치킨류 동결 메뉴를 제외하고 평균 7.8%의 인상률을 보였다.

 

그리고 2년 후인 지난해 12월에는 치킨 메뉴를 포함한 85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500원~3천원 인상해, 평균 12.4%의 인상률을 나타냈다.

 

bhc 관계자는 "최저임금, 가스비, 임대료, 배달 중개 수수료 등의 급격한 비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며 "현재로서 추가적인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교촌치킨은 지난 2021년 11월 제품 가격을 평균 8.1% 인상했다. 이후 1년 5개월 후인 지난해 4월 대표 메뉴인 '교촌 오리지날' 가격을 기존 1만6천원에서 1만9천원으로, '교촌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천원으로 각각 인상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누적된 비용 상승 부담으로 가맹점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에서 더 이상 가격 조정 시기를 늦출 수 없었다"며 "추후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 최저임금·가스비·식용유 등 비용 상승 요인 누적…치킨 가격 인상 '불가피'

 

치킨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 중 하나이지만, 최근 계속되는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치킨업계는 최저임금과 가스비, 식용유 등의 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치킨 3사가 공통으로 가격 상승요인으로 꼽았던 최저임금은 4년 새 약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8천72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2022년 9천160원, 지난해 9천620원 등 지속 상승했고,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책정되면서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서게 됐다.

 

가스요금과 식용유 가격 또한 많이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가스요금은 최근 4년 새 46%가량 올랐다. 가스요금은 지난 2022년 4월 MJ(메가줄)당 0.43원에서 지속 상승해 지난 8월 1.41원으로 4년 동안 3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식용유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2021년 10월 보다 약 62.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 물가 상승에 '치킨값' 부담…"비용 절감 및 혁신 이뤄져야"

 

다만,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의 원가 상승은 이해하지만 국민 음식인 치킨의 지난친 가격 상승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 물가 상승에 기여도가 높았던 것 중에 하나가 치킨으로, 전체 중 2위를 차지했다.

 

치킨은 올해 1분기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5.2% 올라 전체 외식물가를 0.32%포인트 높였다.

 

실제로 소비자 A씨는 "부수적인 비용이 오른 것은 이해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치킨값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며 "실제로 치킨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예전만큼 사 먹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 B씨는 "최근 공공요금 인상, 배달 수수료 등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맞지만, 그 해결책이 가격 인상으로 꼭 귀결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치킨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소비자의 분위기와 함께 전문가 역시 가격 인상에 대해 다소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가격 인상 대신 비용 절감 등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가 상승 요인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국민 음식인 치킨의 가격 인상은 조금 자제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앞으로 비용 절감과 생산 프로세스 혁신 등이 함께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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