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야 하는 여행의 첫 출발에서 맞이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각종 필수품이 들어간 가방, 캐리어 등 '짐'이다.
바쁜 시간을 내어 기대감을 가득 안고 먼 곳으로 향하는 장거리 여행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업체에서 짐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서비스는 너무 높은 가격을 요구하거나, 서비스 품질에 있어 소비자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작년 12월 서울에서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던 20대 A씨는 "모 기업에서 제공하는 운송물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데, 별다른 언질도 없이 시간이 심하게 지연돼 여행 일정이 완전히 꼬인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증가하는 여행 수요 속, 가벼운 손과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돕는 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여행 및 짐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짐캐리'다.
◆ "짐 부담 덜어 효율적 여행 돕는다"…국내 최대 생활 물류 서비스 플랫폼 '짐캐리'
손진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짐캐리는 국내 최대 당일 특급 생활 물류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 소비자들의 여행 짐과 장거리 물품 배송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고, 중소규모 업체를 대상으로는 당일 특급 배송 서비스를 선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짐캐리는 전국 3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운영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여행을 떠날 때 서울역에 도착해서 짐을 짐캐리에 맡기시고 개인 일정을 보시다가 저녁에 호텔로 가시면 짐이 도착해 있을 것"이라며 "반대로 호텔에서 체크아웃 하실 때도 짐은 그냥 호텔에 두시고 쇼핑이나 관광하시다가 저녁에 김포공항으로 가시면 짐이 도착해 있는 그런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행지에서의 1분 1초가 굉장히 소중한데, 그 시간을 오롯이 여행에만 쏟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여행객들이 여행지에 도착해서 관광지가 아닌 짐을 맡기기 위해 대부분 호텔로 먼저 향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손 대표는 "조사를 해보니 10명 중 9명은 여행지에 도착해서 짐을 보관하기 위해 숙소에 먼저 들르고 있었다"며 "나머지 1명은 식당으로 향하는데, 이마저도 식사를 마치고 짐을 풀기 위해 숙박시설로 향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불편한 점들을 해결하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더 넓게 보자면 해당 지역의 관광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짐'이 주는 불편함 직접 경험하며 창업 결심…"전단지 배부로 시작"
손 대표는 자신이 해외 연수과정에서 짐으로 인해 겪었던 불편함이 회사 창업의 결정적인 계기기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원생 당시 영국 연수를 잠시 다녀온 적이 있는데, 숙소에서 마지막 체크아웃을 하고 나니 비행기 시간까지 반나절 이상 여유가 있었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에어비앤비에서 지냈기 때문에, 호텔과 달리 짐을 맡길 수조차 없어서 비행기를 탈 때까지 이를 지니고 다녀야 했다"며 "그날 동행했던 친구들 모두 짐 하나 때문에 이동 동선과 시간을 허비하는 등 굉장히 불편했다"고 회상했다.
이와 같은 경험을 겪은 그는 곧바로 짐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사업을 전개하기로 마음 먹고, 실천에 옮겼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한국에 돌아와서 시장 조사도 해보고, 업계에서도 의견을 구했는데, 너무 긍정적인 피드백밖에 없었다"며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과 준비를 하고 시작했어야 되는데, 즉각적으로 시작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하다못해 매장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매장도 없이 여행객들 개개인에 전단지를 배부하고, 홍보 깃발을 들고 다니면서 뛰었다"면서 "잡상인 취급을 당해 쫓겨났던 경험도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좋게 말하면 추진력이 뛰어났다고 할 수 있지만, 돌이켜보면 무계획적이었다"라며 "당시 모 교수님이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려면 몇 개의 짐을 옮겨야 하는지 물어보신 적이 있는데, 제대로 답변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이제는 다른 분들이 창업한다고 하면 무모하게 뛰어들지 말라고 한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 "KTX 특송 독점 운영사 선정…매장 입찰부터 난관 봉착"
현재 짐캐리는 2023년부터 KTX 특송 독점 운영사로서, 코레일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짐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코레일에서 이와 같은 서비스를 전개하기까지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손 대표는 설명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서비스였기에, 매장 입찰 단계에서부터 벽에 부딪혔던 것이다.
손 대표는 "처음 부산역에서 매장을 오픈하려고 했는데, 입찰 과정에서 짐캐리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 카테고리 자체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6개월간 코레일을 방문해 설득을 했고, 마침내 3개월간 '기타 서비스'라는 카테고리로 시범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매장 오픈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상을 상회할 만큼 긍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손 대표는 "부산역 입점 당시 부산의 유명 어묵 가게가 있었는데, 그곳의 줄보다 짐캐리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늘어선 줄이 더 길었다"고 말했다.
그는 짐캐리가 숱한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를 넘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손 대표는 "현재 전국의 기차역은 물론 국내 공항에도 입점해 있는데, 최근에는 야구장 등에서도 문의가 온다"며 "실제 작년 롯데 사직구장에 입점했고, 근래에는 인천, 창원의 야구장과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현재까지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사업규모 및 서비스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매출은 약 60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상태"라며 "2022년까지는 흑자였지만, 2023년부터 KTX 특송을 인수하며 전국에 매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늦어도 올해 상반기에는 BEP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짐캐리의 이용객들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누적 서비스 이용자 수는 100만명이 넘었다.
◆ "짐캐리, SRT 등 사업 확장 추진…스마트한 여행 동반자될 것"
손 대표는 앞으로 자사가 짐 배송 서비스업계의 대표주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회사명과 동명의 영화배우처럼, 여행·짐 당일 배송업계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되겠다는 포부다.
그러면서 그는 이동통신사의 통화연결음 서비스 '컬러링'을 유사 사례로 들었다.
손 대표는 "흔히 통화연결음 서비스를 컬러링이라고 칭하는데, 사실 이는 SKT의 서비스명"이라면서 "짐캐리도 짐 배송 서비스의 대표적인 이름이 될 수 있도록 양질의 서비스로 소비자에 어필하는 게 중장기적 목표"라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앞서 언급한 인천, 창원 등 야구장에서의 사업 확장 외에도 SRT와의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손 대표는 "작년부터 SRT 관계자들을 뵙고 비지니스를 소개했고, 곧 실무진이랑 미팅을 할 예정이다"며 "인천 같은 경우도 올해 상반기에는 사업 가능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계획한 사업들이 긍정적으로 전개될 경우 내국인 대상 서비스를 넘어 더 많은 외국인에게도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부산 같은 경우 김해공항 국내선, 국제선 등을 대상으로 운영을 하고, 이용객의 약 40%가 외국인"이라며 "만약 인천에 입점하게 되면 일본, 대만, 동남아 등의 여행객을 넘어 더 많은 지역에서 오는 여행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작년 10월에 베트남 다낭서 서비스를 론칭했으며, 조만간 나트랑에도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만, 일본, 동남아 등에도 직접 진출할 예정"이라고 덧불였다.
끝으로 그는 짐캐리가 여행객의 편안한 여행을 돕는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다음과 같은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짐캐리는 항상 여행객들의 행복한 여행을 돕는 스마트한 파트너가 되고 싶습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