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공포에 외식하기 겁난다"..마트업계, 델리상품 인기에 '활기'

등록 2025.06.27 08:00:02 수정 2025.06.27 08:00:11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외식물가 상승에 '마트 음식' 매출 급상승…"합리적 가격과 맛 동시에"
주요 마트 3사, 상품 경쟁 '치열'…"니즈 부합하는 상품으로 고객 보답"
전문가 "불황에 델리 상품 인기 지속 전망…내방 고객 증가에 긍정적"

 

【 청년일보 】 외식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즉석식품(이하 델리)으로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마트업계가 활기를 띠고 있다.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고물가 부담에 당분간 '가성비' 중심의 소비 패턴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마트업계 등에 따르면, 이마트 등 국내 주요 대형마트 업체들은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델리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사업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업체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델리 상품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며 "특정 식품 카테고리가 아닌 전체 델리 상품군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 업체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맛을 동시에 챙긴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나섰다.

 

먼저 업계 1위 이마트에서도 높아지고 있는 델리 상품에 대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이마트 키친델리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2% 증가했다. 특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샌드위치, 밥류의 판매는 각각 71.4%, 51% 급증했고, 간편요리류 판매도 38.1% 증가했다.

 

이마트 측은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고물가에 한 끼 식비를 낮추기 위해 소비자들이 이마트 델리 코너를 찾았던 것으로 풀이했다.

 

이와 함께 이마트는 간편요리에 속한 가성비 중식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의 9천980원 양장피, 팔보채, 유산슬은 1~2인분 양으로 1만원이 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이 제품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순차적으로 리뉴얼해 품질을 높였으며, 프리미엄 소스인 이금기 굴소스와 간장을 활용하고, 갑오징어, 새우, 게살, 해삼 등 다양한 해산물을 아낌없이 넣은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외식으로 이 메뉴들을 먹으려면 최소 3만원대고, 양도 많아 1~2인이 시켜먹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이마트 키친델리에서 중식 가격의 허들을 낮췄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제품들은 간편요리류 매출 1~3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중식 요리 인기를 반영해 이마트는 델리 중식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이마트는 이달에는 중화 보양식인 '전복 품은 양장피'를 1만9천980원에 출시하기도 했다. 고가의 중식 요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마트 델리의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는 주기적으로 델리 신메뉴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쉽게 볼 수 있는 메뉴 외 유부말이, 당근라페 등 이색 식재료를 활용한 신상품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이마트는 EDLP(매일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 상품을 개발하는 데도 몰두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던 '6,480원 치킨', '2,980원 버거' 등과 같은 초저가 델리를 지속 개발해 고객들의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로 초저가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형마트 델리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마트 델리는 외식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되, 과거보다 메뉴가 다양해지고 품질이 개선된 덕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델리셔스 페스타' 행사 기간에서 '요리하다 월드뷔페' 상품 판매 신장률이 전년 대비 2배가량, 델리 전체 매출도 5% 증가했다고 말했다.

 

델리셔스 페스타는 가성비와 소용량 콘셉트의 요리하다 월드뷔페에 대해 3+1프로모션과 함께 탕수육·치킨·초밥 등 다양한 델리 상품을 할인 판매했으며, 주요 밀키트 상품에 대해서도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해 합리적인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 시기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연어광어새우 초밥'과 '갱엿 순살 닭강정'이었다.

 

롯데마트는 이와 같은 델리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오는 7월 9일까지 '통큰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특히 '통큰치킨(마리)'이 행사카드 결제 시 60% 할인된 5천원에 특가 판매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롯데마트는 이번 행사에서 닭, 전복, 소불고기 등 주요 신선 식품을 대용량 기획으로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15호 토종닭으로 제작한 '통큰 자이언트 토종닭 백숙용·볶음탕용'을 1만2천980원에, 특 사이즈만으로 구성한 '통큰 완도 활전복(마리)'을 3천3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행사에서는 '통큰 요리하다 양념 소불고기(2kg·냉장)'를 2만3천900원에 상반기 최저가로 제공하고, 사골과 잡뼈로 구성된 '통큰 한우 몸보신 기획팩(5kg)'은 9천980원에 만나볼 수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즐길 수 있는 요리하다 월드뷔페의 메뉴 개발과 품질 향상을 강화해, 더 많은 고객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만족도 높은 상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에서는 시그니처 델리 상품인 '당당치킨'의 인기가 급증했다.

 

기존 '당당 후라이드치킨'의 뒤를 이은 신제품 '당당 더큰후라이드치킨'은 출시 11일만에 원조 상품의 매출을 넘어서며 델리 상품군 매출 1위에 등극했다.

 

당당 더큰후라이드치킨(9천990원)은 기존 당당 후라이드치킨보다 약 1.5배 큰 계육을 사용해 더욱 푸짐한 양을 자랑한다. 또한, '달콤양념 소스’와 ‘뿌렸당 시즈닝'이 포함돼 있어 취향에 맞게 치킨을 즐길 수 있다. 당당 시리즈 메뉴인 만큼 당일조리∙당일판매하며 국내산 냉장육을 사용해 품질을 높였다.

 

당당 더큰후라이드치킨 인기 영향으로 4월 17일부터 27일까지 치킨 카테고리 매출은 2022년 오픈런이 벌어졌던 당당 후라이드 치킨 출시 직후 11일 대비 81% 높았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치킨 카테고리 매출도 최대 132% 신장했다.

 

또한, 홈플러스에서는 '대용량 진짜(대짜)' 시리즈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첫 선을 보인 대짜 시리즈는 충분한 양과 뛰어난 맛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가성비 상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1만원대 초중반대의 가격뿐만 아니라, 큰 크기의 용기에 홈플러스 델리만의 노하우로 탄생한 먹거리가 담겨 있어 불황 속 가성비·대용량 제품을 찾는 ‘실속 소비족’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출시 후 1년간 무려 650톤(t) 물량(약 61만팩)이 팔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23년 6월 선보인 홈플러스의 델리 스테디셀러 제품 '고백스시' 판매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고백스시는 고시히카리쌀를 사용했으며, 생연어, 생광어, 키조개 등 다양한 네타(초밥에 올리는 식재료)로 고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실속 모듬초밥, 특선초밥, 버라이어티 멀티팩 , 콤보도시락 등 고객 취향을 반영한 제품 다각화로 론칭 약 1년 만에 약 500만팩을 판매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대짜 매콤&간장직화불고기덮밥', '대짜 양념찍먹후라이드치킨', '대짜 핫스파이시 후라이드 치킨', '대짜 여수 꼬막 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내달 2일까지 고백스시 탄생 2주년을 기념해 마이홈플러스 멤버특가로 '고백스시 특선초밥(31입·취급점포에 한함)'은 5천원 할인한 1만8천990원, '고백스시 4종(팩·취급점포에 한함)'은 20% 할인한 1만1천190원부터 다양한 가격대로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대형마트 델리 상품의 수요 급증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내수 부진과 고물가 시기에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 바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각종 델리 상품"이라며 "가계 지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식비'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예전에 비해 대형마트의 델리 상품이 기존 브랜드(NB) 상품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높은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라며 "델리 상품도 고물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인상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외식에서 사용하는 비용보다 저렴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요 경제단체의 또 다른 전문가도 "외식을 일정 부분 델리 상품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지출을 분산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곳으로 집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마트 델리 상품의 높은 인기도 바로 이러한 현상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업계에서도 더 많은 소비자들을 실제 매장으로 나오게 하는 게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는 만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델리 상품에서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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