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질서 재편 논의"…한경협, 국제 컨퍼런스 개최

등록 2025.10.27 09:30:00 수정 2025.10.27 09:30:10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피터슨연구소·OECD와 공동으로 국제 콘퍼런스

 

【 청년일보 】 한국경제인협회는 27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이하 PIIE),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와 공동으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질서 재편: 무역, AI, 금융회복력의 해법 모색'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국가 간 전략경쟁 심화, 보호주의 확산, 공급망 재편, 금융시장 불안정 등 구조적 복합위기 상황 속에서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본 세션에 앞서 국제금융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하버드대 케네스 로고프 교수가 자신의 최근 저서 제목이기도 한 'Our Dollar, Your Problem(달러 이후의 질서)'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로고프 교수는 "달러는 여전히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미국 재정적자 규모가 날로 커지면서 달러 패권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통화 시스템은 더욱 다극화된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설 후 이어진 로고프 교수와 모리스 옵스펠드 PIIE 선임연구위원과의 대담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등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디지털 화폐 정책과 인공지능(AI) 주도 경제성장 정책이 금융시장 및 거시경제 안정성에 미칠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에 대해서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제프리 쇼트 PIIE 선임연구위원과 박인원 한국경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고려대 명예교수)가 지정학적 요인과 디지털화가 추동하는 '전환기의 무역'을 다뤘다.

 

쇼트 연구위원은 '상호주의', '리쇼어링', '전략경쟁'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지난 1년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논리 기반 보호무역' 정책을 분석했다. 

 

쇼트 연구위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과 232조를 통한 자동차·철강·에너지 분야 관세 부활, EU·일본과의 협상 결과, 한국과의 3천500억 달러 펀드 조성 등 최근 현안을 조명했다. 

 

박인원 교수는 디지털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 비용과 무역량에 미친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를 공유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규제 완화, 지역무역협정(RTA) 확대를 통한 교역구조 다각화, 공급망 리스크 관리 등을 핵심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두 번째 세션 시작에 앞서 진행된 특별발표에서 마틴 쵸르젬파 PIIE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중국 AI 경쟁이 한국에 주는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AI는 미-중 전략경쟁의 핵심으로 미국의 반도체 통제와 중국의 오픈모델 전략이 글로벌 AI 생태계를 양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AI 응용 분야에서 기회를 창출할 수 있으나, 반도체 생산국으로서 미-중 양측의 압박 속에서 전략적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2명의 OECD 무역전문가가 AI 기술이 공급망 회복력과 무역 촉진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했다.

 

존 드럼몬드 OECD 무역정책국장이 '리스크 관리를 통한 공급망 회복력 제고'를, 하비에르 로페즈 곤잘레스 선임 무역정책 선임분석관이 '무역 촉진에 있어 디지털 기술과 AI의 역할'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이들은 "AI는 '무엇을 거래하는가'뿐만 아니라 '어떻게 거래하는가' 두 차원 모두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AI 시대 무역 촉진의 핵심은 '신뢰에 기반한 데이터의 자유로운 유통'"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모리스 옵스펠드 PIIE 선임연구위원(UC버클리 교수)과 김진일 고려대 교수가 글로벌 통화 시스템의 변화와 금융회복력에 대해서 논의했다.

 

옵스펠드 연구위원은 안보·주권 논리가 강화되면서 자유로운 무역과 자본이동을 제약하는 '금융 분절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결국 이러한 변화는 "IMF와 다자개발은행(MDB), 바젤 프로세스와 FSB 등 국제 금융협력 프레임워크, OECD와 G20 등 기존 글로벌 금융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주요 제도들을 약화시키며, 달러 패권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김진일 교수는 옵스펠드 연구위원의 의견에 동의하며, 달러 중심 체제가 흔들리는 다극화된 통화 시스템 속에서 우리 경제의 안정을 지키려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가와 환율이 요동칠 때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인 '회복탄력성'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며, 특히 금융시장의 위기가 실물경제 전체로 번지는 '시스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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