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 노화' 정희원 박사 논란 "확산일로"...식품업계, 줄줄이 '협업' 철회

등록 2025.12.26 08:00:06 수정 2025.12.26 08:00:16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CJ제일제당, '라이스플랜' 패키지서 정희원 이름·사진 삭제
매일유업 "패키지 노출 없어…계약 종료로 홍보물도 정리"
정희원-연구원 간 고소·맞고소…"사건 장기화 가능성 제기"
"협업 기준은 브랜드 궁합·적합성"…인물 검증 중요성 부각
"제품 패키지에 모델 넣을수록 리스크·비용 커져 신중해야"
"인물 의존 마케팅 한계…제품 경쟁력 기반 전략이 더 안전"

 

【 청년일보 】 '저속노화' 열풍을 타고 식품업계 곳곳과 협업을 확대해 온 정희원 박사가 사생활 논란에 휘말리면서, 관련 기업들이 협업을 중단하는 등 파장이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26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정 박사와의 협업을 중단했다. 회사는 정 박사의 레시피를 활용한 '렌틸콩현미밥', '파로통곡물밥' 등 '햇반 라이스플랜' 제품의 포장을 교체했으며, 웹사이트 내 관련 홍보물 역시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유업도 정 박사와 협업한 '매일두유 렌틸콩' 제품의 홍보물에서 관련 노출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일유업 측은 이는 계약 종료 시점과 겹치며 자연스럽게 노출이 내려간 것이라는 입장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매일두유 제품은 패키지에 정 박사 사진이 들어간 적이 없다"며 "홍보물 역시 삭제 조치가 아니라, 마침 계약 종료 시점과 맞물려 자연스럽게 노출이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계약이 종료된 상태라 홍보물도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내년 재계약 여부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전했다.


앞서 정 박사는 올해 CJ제일제당과 함께 프로틴바를 선보였으며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내놓은 '저속노화' 간편식 5종에 참여하기도 했다. 샘표 역시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의 유튜브 채널이 기획한 '저속노화 대잔치' 팝업 행사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식품업계가 정 박사와 협업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정 박사가 개인적 법적 분쟁에 휘말리면서 분위기는 빠르게 냉각됐다.

 

정 박사는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30대 여성으로부터 스토킹 피해를 당했다며 이 여성을 공갈미수·주거침입 혐의로 고소했다. 반대로 이 여성은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한 젠더 기반 폭력"이라고 주장하며 정 박사를 강제추행 혐의로 맞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사안이 단기간에 결론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인물 중심 마케팅보다 결국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리스크를 줄이고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더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두고 "전문가나 인플루언서를 기용할 때 기업들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브랜드와의 궁합, 적합성, 그리고 과거 논란 여부"라며 "이런 인물 기반 마케팅은 기본 검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논란이 발생하면 우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브랜드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절차가 선행된다"며 "파급력이 크다고 판단되면 홍보물 교체나 협업 중단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식품업계 전반의 협업 관행을 변화시키는 수준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건 하나만으로 업계 관행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모델이 패키지 전면에 등장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그는 "모델 이미지가 제품을 대표하는 구조라면 모델의 신상이나 계약 이슈가 생길 때 제품까지 함께 수정해야 해 무형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리스크는 패키지 교체 단계에서도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업마다 대응 방식이 다르지만, 보통 브랜드 담당 조직이 회의를 통해 디자인 변경 필요성을 결정한다"며 "대규모 변경이 필요한 경우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협업 중단 결정 기준에 대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 우려가 크거나 불매 가능성 등 매출 타격이 예상될 때 협업 중단을 검토하게 된다"고 전했다.


향후 리스크 관리 방향과 관련해서 그는 "모델 리스크는 예측하기 어려운 성격이 있다"며 "시너지를 위해 모델을 기용할 수는 있지만, 지나치게 인물 중심 마케팅에 의존하기보다는 제품 본연의 경쟁력에 기반한 전략이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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