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비상(飛上)', 조직은 '비상(非常)'…빗썸, 호실적 속 내부 불만에 '부글'

등록 2026.01.09 08:00:08 수정 2026.01.09 08:00:21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순이익 3000% 급증한 분기에도 구조조정성 인사 강화
현금성 복지 축소·단기 평가 도입에 직원 반발 확산
비용 효율화·인재 유출 사이 시험대 오른 경영진

 

【 청년일보 】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실적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인사·보상 체계를 전면 개편하며 내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비용 효율화와 조직 슬림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호실적을 거둔 기업이 과도한 긴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최근 성과 중심 보상 체계 도입, 현금성 복지 축소, 저성과자 선별을 통한 인력 조정 등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조직 효율성 제고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임금 삭감과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는 반발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는 기존 전 직원에게 지급되던 연간 약 800만 원 수준의 현금성 복지포인트 축소가 있다. 빗썸은 이를 성과급 중심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직원들은 “고정 보상을 변동 보상으로 바꿔 인건비를 줄이려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해당 복지를 감안해 연봉 협상에 응했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신뢰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 도입된 인사 평가 제도 ‘인앤아웃(In & Out)’ 역시 내부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다. 제도 도입 후 불과 2주 만에 저성과자 60명이 선별돼 개별 통보를 받았고, 이후 면담과 인력 재배치,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평가 기준과 절차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기간 내 선별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공정성 논란도 일어났다.


문제는 이러한 강도 높은 내부 조정이 경영 부진 국면이 아닌, 오히려 실적이 크게 개선된 시점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빗썸은 올해 3분기 매출 1960억 원, 영업이익 70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4.4%, 영업이익은 771.1% 급증했으며, 순이익 역시 1054억 원으로 3285.2% 크게 올랐다. 가상자산 시장 회복과 거래량 증가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린 셈이다.


이 같은 수치를 감안하면, 업계 안팎에서는 “실적 개선의 과실이 구성원과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IPO를 앞두고 재무 지표를 개선하고 비용 구조를 가볍게 만들려는 전략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단기적인 수치 개선에 치중한 나머지 조직 안정성과 내부 신뢰를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IPO를 준비하는 기업일수록 내부 통제와 인적 자산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며 “성과를 냈음에도 보상 축소와 인력 압박이 동시에 진행되면 핵심 인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빗썸은 조직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인건비와 복지 비용 부담이 급격히 늘어난 상황으로, 그동안 채용 유인책으로 활용하던 고액 복지 포인트를 축소하고, 인력 구조조정까지 병행하는 것은 비용 효율화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외부적으로는 실적 개선과 성장세를 강조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복지와 보상이 줄어들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서 피로감과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업계에서는 IPO를 염두에 두고 재무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빗썸은 조직 효율화와 사업 환경 변화 대응이라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급격한 제도 변경과 소통 부족이 이어질 경우 ‘체질 개선’이 아닌 ‘신뢰 붕괴’라는 부작용을 남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실적이라는 미명 아래 빗썸이 어떤 방식으로 내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IPO를 향한 행보 못지않게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 것만은 분명하다.

 

빗썸 관계자는 "이번 복리후생 제도 개편은 복지 및 보상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정비한 것으로, 형식은 복지에 해당하나 실질적으로 보상의 성격을 띠는 제도는 축소하는 작업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현금성·조건부 복지 제도는 실질적으로 보상 성격이 강하고, 자녀 여부 등 개인 상황에 따라 수혜 대상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어 조정했다"며 "향후 임직원에 대한 성과 중심의 보상을 더욱 확대하고, 건강 증진·소통 문화 등 임직원이 공평하게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를 확대해 제도의 형평성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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