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삼성바이오, 동시 파업 움직임에…양사, 생산차질에 수주 '빨간불'

등록 2026.04.03 08:00:02 수정 2026.04.03 08:00:16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 임금 교섭 교착…동시 파업 현실화 우려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보상 체계 두고 갈등 격화…협상 평행선
삼성바이오 노조, 14% 수준 임금 인상·3년간 자사주 배정 요구

 

【 청년일보 】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금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파업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그룹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사업부문이 동시 파업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생산 차질은 물론 수주 경쟁력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 보상 체계를 둘러싸고 극심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측은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국내 업계 1위를 달성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에게 동종업계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는 '특별 포상' 안을 노조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국내 업계 1위 달성 시 메모리 사업부('다' 등급 직원 기준)에 경쟁사 수준의 성과급 지급률을 보장하고,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에는 경영성과 개선 시 OPI 50% 외에 추가로 25%를 더해 최대 75%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OPI는 소속 사업부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다.

 

또한 사측은 성과급 재원으로 영업이익의 13%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노조가 당초 요구했던 '영업이익 10% 재원 마련'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밖에 ▲총 6.2%의 임금 인상률(기본 4.1%·성과 2.1%) ▲ 최대 5억원의 직원 주거안정 지원 제도 도입 ▲자녀출산경조금 상향 ▲CL별 샐러리캡 상향 등을 파격적 복지 혜택 패키지 역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과급 산정 기준을 현행 경제적부가가치(EVA)가 아닌 영업이익 중심으로 바꾸고 지급 상한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측에 따르면, 노조는 영업이익 10% 재원을 '부문 40%, 사업부 60%' 비율로 배분하는 방식의 제도화를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배분 방식을 적용할 경우, 실적이 우수한 메모리 사업부를 제외한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은 기존보다 낮은 성과급을 받게 된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사측은 "조합 요구안을 2025년 OPI 지급률에 대입해 보면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 지급률은 47%에서 11%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현재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 판단을 요청하며 교섭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노사 간 대립각이 날로 갈수록 날카로워지며 긴장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노조가 오는 5월 총파업 단행을 예고함에 따라, 핵심 사업인 반도체 생산 라인의 가동 중단 및 차질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파업이 단행된다면 지난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으로, 1969년 삼성전자 창사 이래 역대 두 번째 파업으로 기록된다. 

 

재계 일각에선 반도체 업황 부진기였던 2024년 당시와 달리, 올해는 반도체 호황기라는 점에서 파업의 파급력은 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더욱이 적기 공급이 핵심 경쟁력인 상황에서 인력이 이탈할 경우, 공정 차질은 물론 글로벌 고객사와의 신뢰 관계에도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노사 간 임금 인상 폭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며 창립 이후 첫 파업 위기를 맞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투표율 95.38% 중 찬성 95.52%(3천351표)라는 높은 수치로 가결됐다.

 

앞서 진행된 13차례의 임단협 교섭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노조는 지난달 23일 조정 절차를 중단하고 본격적인 쟁의 행위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 ▲임직원 1인당 3천만원의 격려금 지급 ▲3년간 자사주 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인사 및 경영권과 관련한 노사 합의 요구안도 포함됐다. 노조는 채용, 승진, 징계, 포상, 배치전환 등 인사 제도 전반의 운영에 대해 사측이 노조와 사전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사측은 총 6.2%의 임금 인상률과 격려금 200% 지급, 교대 수당 확대 등을 제시한 상태다. OPI 산정 기준에 대해서도 그룹 가이드라인인 '영업이익의 10%' 또는 'EVA 기준 20%' 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노사 합의 요구안도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이달 중순 사업장 집회를 거쳐 오는 5월 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바이오의약품 생산 특성상, 가동 중단은 단순한 납기 지연을 넘어 위약금 발생과 고객사 신뢰 하락으로 직결될 공산이 크다고 우려한다.

 

박재성 삼성초기업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장은 "쟁의행위를 앞두고 사측이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소송'을 걸었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면서 "이와 관련해 노조의 일정은 변동없으며, 이와 동시에 노조도 대응을 위해 법무법인 선임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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