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교보생명과 FI(재무적 투자자) 어피니티 컨소시엄 간 '풋옵션 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은 "어피니티 임직원이 안진회계법인의 가치평가보고서 작성에 구체적으로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제22부는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니티의 임직원 2명과 안진 소속 회계사 3명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에서는 최근 판정이 나온 ICC(국제상업회의소) 중재 결과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들은 교보생명 주식 가치평가 허위보고 혐의를 받는다. 어피니티가 이득을 얻을 수 있게 안진 측이 주식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다.
이날 박 부사장은 지난 기일에 이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 부사장은 "안진이 작성한 초안에는 해당 보고서를 제3자나 중재판정부에 제공할 수 있다는 문구가 없었으나 어피니티컨소시엄 관계자의 지시로 추가됐다"고 밝혔다.
또한 어피니티 관계자가 안진이 써야 할 커버레터를 작성해 보내준 정황도 파악했다고 전했다. 박 부사장은 이에 대해 "커버레터는 평가자의 자존심과 같은 것은 것으로, 이를 부하직원이 쓰는 경우는 있어도 고객사가 쓴 것은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박 부사장은 교보생명의 가치평가 기준 시점과 평가 방법 등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부사장에 따르면 어피니티 측은 풋옵션 행사 직전일인 지난 2018년 10월 22일 주가가 아닌 2017년 7월 1일부터 이듬해 6월 30일까지의 1년 간 평균 주가로 교보생명 가치를 평가했다. 이에 박 부사장은 어피니티 측이 보유한 총 지분의 가치가 3천억원 가량이 초과 산정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어피니티 측이 풋옵션 가격을 산정하는 평가 방법에서는 오렌지라이프의 인수합병(M&A) 거래가를 활용했는데, 박 부사장은 이로 인해 풋옵션 가격이 더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보생명은 어피니티컨소시엄 임직원 2인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인에 대한 4차 공판기일이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최시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