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SBI도 교보생명에 매각"...저축은행업계, 시장 재편 등 구도변화 '급물살'

등록 2025.05.08 08:00:05 수정 2025.05.08 08:00:14
신정아 기자 jashin2024@youthdaily.co.kr

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지분 50% 이상 인수 결의
OK금융그룹도 상상인·페퍼저축은행에 실사 진행
하위 저축은행도 인수합병 논의…”구조조정 압력”

 

【 청년일보 】 저축은행업계의 인수합병(M&A) 이슈가 금융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교보생명이 최근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결의한 가운데 상상인 및 페퍼저축은행도 최근 OK금융그룹으로부터 실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자산 규모가 큰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소규모 저축은행들 역시 재무 건전성 부실 등으로 구조조정 압력이 커지는 분위기로, 저축은행업계에서 인수합병(M&A)이 활발히 논의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SBI저축은행 지분 50%와 1주를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며, 인수금액은 약 9천억원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라며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생명보험 이외 금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 14조289억원, 자본총계 1조8천995억원, 거래 고객 172만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교보생명에서 당사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는 내용의 사내 공지를 진행했다”며 “다만 아직 SBI홀딩스로부터 공식적인 입장은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SBI홀딩스는 교보생명에 대한 주식 지분비율을 현재 9%대에서 20% 이상으로 늘려 지분법 적용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교보생명의 지주사 전환에도 청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교보생명이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이사회 의결과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위의 금융지주사 인가 승인, 지주사 설립 등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별결의는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그간 FI(재무적 투자자)와의 분쟁 국면에서는 이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SBI홀딩스가 우군으로 나서면서 지주사 전환에 긍정적인 기대를 걸 수 있게 된 모습이다.

 

이 외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으로, OK금융그룹은 이들 저축은행에 대해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OK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 실사를 마치고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며, 현재 페퍼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OK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 실사를 진행했고 현재 페퍼저축은행에 대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라며 “다만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실사 결과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바 없다”고 말했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OK금융그룹에서 지난해 말 실사를 마친 후 현재 가격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외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OK금융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성사될 경우, OK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6조원으로 현재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을 앞지르게 된다.

 

OK저축은행은 서울·충청·호남 지역의 영업권을 점하고 있는데 상상인저축은행 또는 페퍼저축은행을 인수하면 경기·인천 지역 영업권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자산 규모가 비교적 큰 주요 저축은행뿐 아니라 하위권 저축은행들에서도 인수합병이 논의되는 분위기다. 하위권 저축은행들의 경우 여신 규모가 작지만 PF 대출 부실 등으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어 구조조정 압력이 계속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라온저축은행이 대표적이다. 경북 구미에 거점을 둔 라온은 현재 디스플레이 부품 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베셀에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업계에서 규모가 큰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인수합병 이슈가 두드러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경영악화를 겪어왔던 저축은행들과 인수 주체간 시기적 니즈가 맞아 떨어지면서 급물살을 타는 추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저축은행들의 경우 오너의 고령화 등으로 기존 체제로 경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는 만큼 향후 인수합병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히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높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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