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OK금융그룹(이하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한다.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OK금융이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한 걸음 다가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올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저축은행업 인가 조건 이행 주문인 대부업체 청산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OK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할 계획으로, 지난 2일부터 삼일회계법인의 자문을 받아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3일까지 진행되는 실사가 마무리되면 내년 상반기 내 인수 절차를 밟게 된다.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계열사인 OK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업계 1위 SBI저축은행(13조8천800억원, 6월말 기준)을 넘어서게 될 전망이다.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3조3천200억원(6월말 기준)인데,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산 2조5천900억원을 합하면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OK저축은행의 영업권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경기도와 인천지역 영업권을 가진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OK저축은행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전체 영업권을 가지는 셈이다. 현재 OK저축은행은 서울·충청·전라 3권역의 영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는 “OK금융에서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OK금융이 이번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 인수 등 후속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윤 OK금융 회장은 대부업을 정리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 증권사 인수 의향을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최근 OK금융은 한양증권 인수에 나선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에 1천2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증권업 진출에 관심을 표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OK금융은 예전부터 종합금융그룹의 도약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에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한다면,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타 금융사 인수에도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OK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저축은행업 인가 조건 이행 주문인 대부업체 청산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OK금융은 지난 2014년 예나래저축은행과 예주저축은행을 인수해 현재 ‘OK저축은행’으로 출범했다. 당시 OK금융은 저축은행업에 뛰어들며 '저축은행 건전경영 및 이해상충 방지계획'에 따라 금융당국에 대부업 시장에서 철수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OK금융은 2014년과 2021년 각각 옐로우캐피탈대부, 에이치앤에이치파이낸셜대부를 설립했다. 공정위원회에서 올해 공시한 OK금융의 소유지분도에 따르면 이들 대부업체는 최윤 OK금융 회장의 동생인 최호 아래 같은 대기업집단으로 묶여 있다.
올해 국감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에게 OK금융에 대해 대부업 폐쇄조치와 인가 충족 명령을 내릴 것을 주문했다. 이후 OK금융은 올해 말까지 대부업체를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의원실 관계자는 “올 10월 국정감사 때 OK금융의 대부업체 운영에 대한 지적이 나온 이후 금감원은 OK금융에 저축은행 인가 조건 이행 명령을 내렸고, 이에 OK금융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옐로우캐피탈대부와 에이치앤에이치파이낸셜대부를 올해 말까지 정리하고, 이에 대해 내년 초 금감원에 보고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OK금융이 금감원에 제출한 계획을 이행하고, 금감원에서 이에 대한 승인이 내려지면 OK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는 데에는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금감원의 승인은 내년 상반기쯤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