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의 대규모 적자가 도마 위에 올랐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까지 다섯 번에 걸쳐 1조5천122억원을 투자했고, 후순위 대출로 2천577억원, 기타 유동성 지원으로 약 8천900억원 등 1조5천억원 지원은 물론 KB뱅크가 산업은행 싱가포르 지점에서 차입한 4천억원에 대한 지급보증 등까지 합치면 위험 노출금액(익스포저)이 약 3조1천억원 정도 된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KB뱅크는 이미 심각하게 보고 있었던 사안”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금융회사의 해외투자와 업무위탁 관련해 잘 점검하고 별도로 상세히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KB뱅크 인수와 투자과정에서 내부통제 부실과 절차상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 보겠다는 것이다.
이날 강남채 KB국민은행 부행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2년 반 동안 경영개선 관련해서 지금 매우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 재무구조에서 많은 혁신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KB뱅크가 2026년도에 흑자전환 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빠르게 해서 내년도에 흑자전환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KB뱅크가 투자가 도마위에 오른 건 해외 투자 실패에 대한 우려로 해석된다.
다만 국내 금융권의 해외진출이 현지 고객이나 기업 대상이 아닌 교민이나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 위주의 영업형태를 벗어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해외진출은 금융인력과 인프라 등의 경쟁력을 갖춰야만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은 핵심요소의 하나인 현지화 측면에서도 자국 은행과 글로벌 은행들에 한참 뒤쳐진다는 평가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지난해 말 미래에셋그룹이 해외사업에서 이룬 성과가 수십 년간의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15년 전 그룹이 인도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제가 그 업무를 맡았다"며 "당시만 해도 불가능한 도전이 아닌가 하는 게 저뿐 아니라 그룹 내부의 솔직한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20주년을 맞은 미래에셋 해외 진출 역사에서 15년이 시행착오 기간이였고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었다”고 털어났다.
이처럼 은행들의 해외 진출에도 중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