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오는 31일부터 기존 퇴직연금 상품을 다른 금융사로 올길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는 가운데 은행과 증권사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31일부터 퇴직연금 사업자 44개 중 37개사(적립금 기준 94.2%)에서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된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은 기존의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때 기존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옮길 수 있는 제도다.
지금까지 가입자들이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사 계좌로 옮기기 위해서는 운용 중인 금융상품을 모두 매도하고 현금화하거나 만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등 비용 부담도 발생했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으로 인해 지금껏 금융회사 간 퇴직연금 이전이 활발하지 않았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약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퇴직연금 실물이전이 시행되면 가입자들의 금융사 선택 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물이전은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동일한 제도 내에서, 이전을 희망하는 사업자가 동일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야만 가능하다.
아울러 디폴트옵션 상품이나 퇴직연금(자산관리) 계약이 보험계약 형태인 경우에는 실물이전이 불가능하다.
보험사의 경우 대부분 실물이전 대상이 아닌 보험형 자산관리계약이 적립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은행과 증권사 간 가입자 유치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은행과 증권사는 실물이전 고객 확보를 위해 활발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IRP 계좌에 가입하고 실물이전 사전 예약을 신청한 1만명(선착순)에게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지급한다.
또 NH농협은행은 영업점 또는 비대면 채널을 통해 타 기관 연금저축계좌 및 개인형IRP에서 NH농협은행 개인형IRP로 이전(실물이전 또는 계좌이체) 완료한 고객 중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00명에게 스타벅스 디저트 세트를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들은 상담예약시 사은품을 주는 등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고객 유치전에 뛰어든 상태다. 아울러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와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자동투자 등을 내세워 투자 편의성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한편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금융당국은 사업자들에 소비자 홍보와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을 당부하고, 개시 초기 시스템 운영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