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 고작 2%'...금융사, 6년간 수수료 7兆 '수익'

등록 2024.12.05 09:02:32 수정 2024.12.05 09:05:16
신한나 기자 hannaunce@youthdaily.co.kr

향후 적립금 확대에 수수료 증가 가능성 높아

 

【 청년일보 】 퇴직연금 적립금이 불어나면서 운용성과와 무관하게 금융사들이 가입자에게 떼어가는 수수료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 자료에 따르면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퇴직연금을 맡아서 관리·운용하는 금융사들이 가입자로부터 거둬가는 수수료가 지난 6년간 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18년 8천860억4천800만원 ▲2019년 9천995억7천800만원 ▲2020년 1조772억6천400만원 ▲2021년 1조2천327억원 ▲2022년 1조3천231억6천100만원 ▲2023년 1조4천211억8천600만원 등이다. 

 

게다가 퇴직연금 수수료는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적립금에다 일정 비율에 따라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적립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수수료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5년 12월 제도 시행 1년 후인 2006년 1조원에 못 미쳤지만 10년 뒤인 2016년 147조원으로 늘었다. 이후 2018년 190조원, 2020년 256조원, 2022년 336조원, 지난해 382조4천억원 등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말에는 420조원을 훌쩍 뛰어넘고, 10년 뒤인 2033년이면 940조원에 달해 '1천조원 시대'를 맞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퇴직연금제도의 법적 근거가 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라 사업장의 사용자는 일정 금액(급여의 8.33%)을 보험료로 떼어 외부 금융기관(퇴직연금 사업자)에 맡겨야 한다. 금융사는 이를 운용해서 수익을 낸 뒤 가입자(기업 혹은 근로자 개인)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 증권, 보험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크게 퇴직연금 운용관리와 자산관리, 펀드 소개에 따른 비용 등의 명목으로 수수료를 부과한다.

 

구체적으로 운용관리 수수료는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방법에 대한 컨설팅 및 설계, 적립금 운용현황에 대한 기록관리, 가입자 교육 등의 서비스에 대한 대가다.

 

문제는 금융사들은 이처럼 해마다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얻지만, 퇴직연금 운용실적을 보여주는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과 10년간의 연 환산 퇴직연금 수익률은 각각 2.35%, 2.07%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 정도 수익률을 보인 것은 지난해 주식시장 강세 등에 힘입어 전년(0.02%)보다 수익률(5.25%)이 많이 나아진 덕분이었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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