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콘코리아 현장을 찾은 김동선 한화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오른쪽). [사진=한화세미텍]](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2/art_17424597143712_67ca43.jpg)
【 청년일보 】 반도체 제조장비인 TC본더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간 신경전이 뜨겁다.
올해 한화세미텍 TC본더 제품이 고객사인 SK하이닉스에 공급되면서 또 다른 공급사인 한미반도체와의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껏 이 시장에서 한미반도체는 글로벌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TC본더 장비를 납품하며 안정적인 입지를 다졌다.
TC본더는 열 압착을 통해 반도체 칩과 웨이퍼를 붙이는 후공정 장비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제조할 때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해 실리콘관통전극(TSV)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가 6세대 HBM4 12단 샘플을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필수 장비인 TC본더 발주도 다음달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벤더(공급업체) 이원화의 수혜를 입었던 싱가포르 ASMPT 대신 한화세미텍이 새로운 공급망으로 자리매김하면서 SK하이닉스의 가격 협상 우위 전략과 더불어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24일 한화세미텍에 따르면 사측은 SK하이닉스로부터 올해 210억원 규모의 TC본더 장비 공급계약을 맺고, 지난 14일 첫 공급을 시작했다.
2020년 TC본더 개발을 처음 시작한 한화세미텍은 올해 SK하이닉스와의 계약으로 양산과 공급을 처음 하게 됐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2월 한화정밀기계가 사명을 바꿔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현재는 후공정 장비를 생산하지만 앞으로 전공정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미래비전총괄 부사장도 지난달 열린 반도체산업 전시회인 ‘세미콘코리아 2025’에 등장해 직접 사업 현황을 살피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시장 경쟁력의 핵심은 오직 혁신 기술 뿐”이라며 “차별화된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세미텍 TC본더 ‘SFM5-Expert’. [사진=한화세미텍]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2/art_17427116656082_f16aeb.jpg)
SK하이닉스의 또 다른 벤더인 한미반도체는 기술 격차를 통해 시장 지위 1위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로 올해 300대 이상의 장비를 고객사에 납품해 후발주자와 격차를 벌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회사는 TC본더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올해 4분기 완공을 목표로 인천 서구에 총 8만9천530㎡ 규모의 반도체 장비 생산 클러스터도 구축하고 있다.
TC본더 시장 주도권을 놓고 펼쳐지는 양사 간 경쟁은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미반도체는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TC본더 모듈 관련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으로 아직 첫 변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한미반도체는 TC본더 장비의 카메라, 헤드 구조 등 핵심 기술력에 대한 특허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세미텍은 특허 침해와 관련한 한미반도체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대응하고 있다. 해당 사업부에서도 강경 대응을 한다는 입장으로, 사측은 재판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진행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허위 주장을 바로잡기 위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HBM 시장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따라 최근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HBM 시장규모가 지난해 182억달러(26조원)에서 내년 467억달러(68조원)로 15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 청년일보=선호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