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입구 사거리에 생긴 대형 싱크홀(땅꺼짐) 주위로 지난달 31일 보호막이 둘러쳐져 있다. [사진=청년일보]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4/art_17433935794966_683b4c.jpg)
【 청년일보 】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4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싱크홀) 사고에 대한 원인 조사에 나선 가운데, 지난달 31일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고조사위원회)의 착수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앞서 국토부는 대형 싱크홀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5월 30일까지 두 달간 운영하기로 했다.
지하안전관리특별법에 따라 국토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피해가 난 사고 조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수 있다.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은 제4기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단(62명) 소속 전문가 중 12명이 맡으며, 이들은 설계 도 등 관련 서류를 검토하고 관계자 청문을 통해 사고 원인을 분석한 뒤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위해 서울시 및 지하철 9호선 건설공사와 관련이 없는 위원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에는 대형 싱크홀에 매몰된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진채 발견되기도 했다.
강동소방서 관계자는 당시 현장 브리핑을 통해 “매몰된 30대 남성이 오전 11시 22분께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며 “17시간의 사투 끝에 땅 꺼짐 현장에 발생한 싱크홀 중심선을 기점으로 5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남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땅꺼짐(싱크홀) 피해가 없도록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1일 오전에도 서울시 소속 공무원들은 사고 현장을 방문해 현장관리자로부터 사고 경위와 진행 경과를 공유받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땅꺼짐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없도록 구조와 주변 안전조치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싱크홀 규모가 커지고 있어 구조과정에서의 2차 사고도 우려되는 만큼 구조작업 시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곳은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등학교 입구 사거리로, 중앙보훈병원역부터 고덕강일1지구까지 잇는 서울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공사 구간이다.
중앙보훈병원역을 시작으로 길동생태공원, 한영외고, 고덕역, 고덕강일1지구까지 4.12㎞ 구간에 4개 역을 신설하는데 사고 지점은 중앙보훈병원역~한영외고역 1공구에 해당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도시철도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 건설공사 지하 안전영향평가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발생 지점 인근은 지반이 연약하고 침하량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는 서울시가 2021년 발주해 2023년 완성된 것으로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에 따른 지반침하 위험성을 평가한 것이다.
당시 용역 보고서는 “(사고 지점 인근) 939 정거장 단층대 구간은 침하량이 비교적 커, 이 구간에 대한 굴착공사를 하거나 가시설을 설치·해체 공사를 할 때 계측 결과에 유의해 안전한 시공이 되도록 정밀 시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암석이 변형돼 연속성이 끊긴 단층 파쇄대로 지반이 연약해 터널을 시공할 때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과 함께 내사에 착수했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싱크홀 사고 내사에 대해 “입건 후 조사에 착수했다”며 “국토안전관리원에서 운영하는 중앙지하사고위원회(사조위)와 함께 협조해 내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싱크홀 원인과 함께 인근에서 진행 중인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 과정에서 건설사 등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구역의 지하철 연장공사 시공을 맡은 건설사 관계자는 사고 원인 조사가 시작된 만큼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누수에 의해 약해진 지반이 지하철 공사현장 쪽으로 들어온게 원인인지, 혹은 지하철 공사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게 원인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한 원인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시공사 한 관계자는 “시공의 문제인지, 상수도 관리의 문제인지, 복합적인 문제인지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가 많아 사고 원인을 일률적으로 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선호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