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이번주 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 수장들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앞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민간 경제 포럼 'APEC CEO 서밋'에 참가하기 위해 대한민국 경주로 총집결한다.
특히 인공지능(AI) 칩 대장 기업인 엔비디아의 수장인 젠슨 황 CEO가 서밋 참석을 확정지으면서 재계 일각에선 이번 방한을 통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문제 등을 논의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 간 경북 경주에서 '2025 APEC CEO 서밋'이 개최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이 참석한다.
이번 서밋에는 전 세계 1천700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하며 '글로벌 경제외교의 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주제는 'Bridge, Business, Beyond(3B)'로, ▲지역경제통합 ▲AI·디지털 전환 ▲지속가능성 ▲금융·투자 ▲바이오·헬스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올해 APEC CEO 서밋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 리더들이 대거 경주를 방문하기로 하면서다. 그 중 'AI 황제'로도 불리는 젠슨 황 엔비디아 창립자 겸 CEO가 지난 2010년 이후 15년 만에 공식 방한한다.
젠슨 황 CEO는 서밋 마지막 날인 31일 기조 연설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황 CEO는 AI·로보틱스·자율주행 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 관련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여기에 AI, 반도체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는 만큼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과 황 CEO 간 만남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들 간 회동이 성사될 경우 차세대 HBM인 HBM4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내년 출시할 차세대 AI칩 '루빈'에 HBM4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에 'AI 큰손' 엔비디아를 겨냥한 맞춤형 HBM4 제품에 적극 공 들이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제품 공급 일정, 성능 등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오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 마찬가지로 이번 APEC CEO 서밋 참가가 확정됐다. 사이먼 칸(구글 APAC 부사장), 사이먼 밀너(메타 부사장), 안토니 쿡·울리히 호만(MS 부사장) 등이 연사로 나서 AI와 디지털 전환의 청사진을 소개한다.
금융·제조·에너지 분야 리더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제인 프레이저(씨티그룹 CEO), 호아킨 두아토(존슨앤존슨 CEO), 다니엘 핀토(JP모건 부회장), 오모토 마사유키(마루베니 CEO), 도쿠나가 도시아키(히타치 CEO), 리판룽(시노켐 회장), 쩡위췬(CATL 회장), 데이비드 힐(딜로이트 아시아태평양 CEO) 등이 참석한다.
올해 CEO 서밋은 기존 2박 3일에서 3박 4일 일정으로 확대된다. 총 20개 세션과 특별연설, 정상연설 등 85명의 연사가 참여해 19시간 이상 집중 논의를 진행한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이번 서밋은 단순한 토론의 장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과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무대로 기획됐다"면서 "국내 대표 기업들과 협력해 다양한 부대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글로벌 리더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리더와 각국 정상들의 방한을 계기로 역대급 경제·외교 무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국내 기업들도 총력 지원을 펼치는 등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APEC 행사 기간 동안 각국 정상과 배우자 의전을 위한 ▲G90 113대를 비롯해, 장관급 인사 의전을 위한 ▲G80 74대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3대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 2대 등 총 192대의 차량을 제공한다.
LG그룹은 국내외 주요 지역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APEC 공식 홍보영상을 송출하는 한편 경주 시내버스의 절반가량에 래핑 광고를 운영 중이다.
LG유플러스는 행사 기간 통신 운영을 지원하고 LG생활건강은 '울림워터' 생수 9만6천병을 제공한다.
한화그룹은 APEC 정상회의 공식 스폰서로 참여해 오는 31일 열리는 갈라 만찬에서 5만발의 불꽃과 2천대의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쇼를 선보일 예정이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