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SK하이닉스가 장중 사상 첫 100만원 고지를 밟으며 '황제주'(1주당 100만원을 넘는 주식) 반열에 올라섰다.
증권가 일각에선 과거 주당 135원으로 '동전주'라 불리기도 했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업황과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등을 단행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략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장중 100만원을 터치하며 사상 처음으로 '백만닉스' 고지에 올랐다. 지난달 초 70만원대를 처음 돌파한 이후 80만원과 90만원 고지를 순차적으로 밟아오며 우상향세를 이어왔다. 전날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만3천원(1.29%) 오른 101만8천원을 나타냈다.
이처럼 주가의 가파른 상승 배경으로 증권가 일각에서는 전 세계적인 AI 인프라 확장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회복세를 지목하고 있다. AI 시대의 필수재로 부상한 HBM 수요 폭증과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강력하게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황제주 등극까지 숱한 굴곡의 시간을 거쳐왔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산업(현대전자)은 2000년대 초반 반도체 가격 하락과 유동성 위기가 맞물리며 존폐 기로에 서 있었다.
결국 2001년 채권단의 공동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현대전자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했고 같은 해 '하이닉스반도체'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럼에도 경영 불안정성의 여파로 인해 2000년대 초반 4만원대에서 2003년 135원까지 추락하며 소위 '동전주'의 시련을 겪었다.
벼랑 끝에 몰렸던 하이닉스가 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2012년 SK그룹 편입이라는 결정적 계기가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최태원 회장은 3조4천억원을 들여 하이닉스를 전격 인수했다.
최 회장이 인수를 결심할 때만 하더라도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아 그룹 내부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최 회장은 R&D와 설비 투자를 늘리는 '정공법'을 택했고, 결국 AI 시대의 핵심인 HBM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재계에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 회장의 기술에 대한 집념, 이에 대한 투자가 황제주로 견인했다고 평가한다. SK하이닉스는 저점 대비 무려 7천400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가 안팎에선 HBM 시장의 경쟁력과 실적 개선 본격화에 주목하고 있다. 100만원 돌파를 넘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AI 시대 강력한 메모리 수요와 산업 구조의 변화가 주가 리레이팅(재평가) 요소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12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인 1분기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시장과 당사의 예상을 뛰어 넘는 점을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261.3% 증가한 170조6천억원으로 추정한다"면서 "현재 흐름 고려 시 추가 상향 조정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SK하이닉스 HBM에 대한 노이즈가 존재하나 경쟁사들의 수율과 고객사 수요를 감안하면 선두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라면서 "최근 스마트폰 및 PC 출하량 전망이 하향되고 있으나 데이터센터향 수요가 상쇄한다"고 밝혔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수요가 AI 대순환주기로 구조화되며 이익 가시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로 상장하는 방안이 가시화될 경우 SK하이닉스의 저평가는 더 부각될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기존 15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실적과 주가가 반드시 비례하며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SK하이닉스는 향후 주가를 견인할 충분한 '상승 소스'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1분기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주가 상승 속도가 더욱 탄력을 받을지 혹은 완만하게 이어질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