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대 뉴스-금융(下)]'대출증가'에 '대출봉쇄' 혼란...ESG 경영체제 '본격시동' 外

등록 2020.12.27 00:00:00 수정 2020.12.28 13:25:57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정부 부동산 대책에 때아닌 전세난...‘영끌 막차’ 영향에 대출폭증
금융권 대출 증가 위험에 리스크관리 착수...대출총량관리 강화
코로나19發 위기 고조 속 우리은행 제외 4대금융지주 실적 '선방'

 

【 청년일보 】 올해 은행권의 주요 이슈는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당국이 올해 11월 30일 대출 규제를 한다고 발표하면서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늘면서 11월 가계 대출이 역대급 증가 폭을 나타냈다. 이에 은행들은 연말까지 대출을 봉쇄하는 초강수를 두며 관리에 나섰다. 

 

올해 모든 기업 경영의 화두는 ESG 경영이 아닐 수 없다. 금융권도 이를 위해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한편 다양한 상품 및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성장과 코로나19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정착되면서 은행권에서도 디지털 금융을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21년만에 공인인증서가 폐지되고 민간인증서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 우선권을 차지하려는 기업들간의 경쟁에 불이 붙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모든 산업에서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은행권의 누적순이익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은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로 작년과 비교해 누적순이익은 크게 줄어들었다.  

 

청년일보에서는 2020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은행권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올해 대중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은행권 이슈를 선정해 보았다 .

 

◆ ‘영끌 막차’ 대출 폭증...은행권 결국 ‘대출총량관리’


지난 11월 30일 신용대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같은 달 기준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14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역대 최대 폭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715조6천억원)은 6조2천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잔액 265조6천억원)은 7조4천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초부터 주택·주식 및 생활자금 관련 대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규제 소식까지 겹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이러한 대출 급증으로 은행권은 12월에 들어서면서 연말까지 대출 접수 경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이는 대출 급증에 놀란 금융당국이 연내 가계 대출총량관리 목표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주문한데 따른 것이다.

 

시중 은행들은 잇따라 연말까지 신규 대출 접수를 받지 않기로 선언한데 이어 대출 한도도 크게 축소하는 등 대출 관리에 나섰다. 다만 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 긴급대출이나 서민지원 대출은 유지했다.

 

◆ 환경·사회·지배구조...금융권에서도 ESG경영 확산

 

기존의 재무실적에만 비중을 두고 소위 ‘돈 잘버는 기업’에 높은 평가를 주었던 기업 평가 기준이 사회적 책임으로 옮겨져 오면서 금융그룹도 ESG경영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ESG경영을 위해 전담부서를 설치하는가 하면 신한퓨쳐스랩을 통한 스타트업 육성, 친환경 카드 출시, 신한생명과 오렌지 라이프의 보험상품 내 ESG펀드 라인업 확대 등 계열 그룹사를 가리지 않고 ESG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KB금융그룹도 일찌감치 올해 초 전담부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 그룹 내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했고 탈(脫)석탄 금융 선언, 20조원 규모의 ESG 관련 상품을 50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우리금융그룹도 12월 18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지주 경영지원본부 산하에 6명 규모의 ESG경영부를 신설했다. 우리은행은 지주사의 방침에 따라 홍보브랜드그룹을 '브랜드ESG그룹'으로 개편하고 산하에 13명 규모의 'ESG기획부'를 새롭게 만든다.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환경 관련 지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한 환경경영 시스템을 도입했다. 2016년 CDP에 최초로 참여한 이래로 꾸준히 금융부문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에 편입되어 올해 최초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

 

그 밖에도 많은 은행들이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여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임대료를 면제·감면해주는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금융그룹들은 은행 등 핵심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내년에도 ESG 경영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 공인인증서 폐지...전자서명 시장 '춘추전국시대' 도래

 

21년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던 공인인증서가 지난 12월 10일부터 폐지되고 '공동인증서'로 명칭을 바꿔 민간인증서와 함께 전자서명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은행권에서도 공동인증서 폐지로 독자적인 전자서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자사 인증서를 출시했다. 지난해 7월부터 KB모바일인증서를 출시해 현재까지 고객 600만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KB금융 계열사 앱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또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공공 분야 전자 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 사업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농협중앙회는 금융권 최초로 민간인증서인 패스(PASS)를 자사 뱅킹 애플리케이션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협은 민간인증 대표 주자인 PASS 인증서를 홍보하고 앞으로 도입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인증서의 보안 문제와 인증서의 범용성은 앞으로 풀어 나가야할 숙제다. 인증서마다 이용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 사용할 때마다 그에 맞는 인증서를 찾아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보안 문제로 외부 인증서의 도입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은행권, 디지털·비대면 금융 확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비대면·디지털 금융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형 정보기술(IT)기업은 물론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도 무서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긴장한 금융권은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금융을 선도하기 위해 많은 투자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금융거래 확대에 따라 지난해 금융기관의 정보기술(IT) 예산은 모두 7조2710억원으로 늘고, IT인력은 9천880명으로 작년(9천441명)보다 4.6% 증가했다. 물론 이는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를 아우르는 수치지만 은행권도 디지털 금융의 확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뱅킹앱 만으로 손쉽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비대면 대출의 비중도 크게 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11월 신용대출 잔액은 112조 2464억원으로 전월(108조1783억원)대비 4조682억원 증가했다. 그 중 비대면으로 대출받은 금액은 총 2조2181억원으로 54.5%에 달해 절반 이상의 차주가 비대면 대출을 이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은행들도 대면보다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대면에 방점을 두고 디지털 금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각사의 뱅킹앱에 자산관리부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플랫폼 등 다양한 디지털 기능을 탑재하여 서비스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밖에도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IT기업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 5대 금융 나란히 순이익 증가...우리금융만 46% 감소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국내 5대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누적순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다만 우리은행은 사모펀드 관련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전년도에 비해 실적이 악화됐다.

 

‘금융 왕좌’를 노리는 신한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순이익은 2조9502억원으로 금융권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증가했다.

 

그 뒤는 KB금융그룹이 바짝 뒤쫓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순이익은 2조87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늘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 효과와 증권에서 실적을 거두며 3분기 당기순이익 1조1666억원을 달성했다. 아직 누적 기준 순이익에서는 신한금융이 앞서고 있지만, 그 차이는 미미하다.

 

하나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그룹도 3분기까지 각각 2조1061억원, 1조4608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 4.8% 늘어난 수치다.

 

5대 금융그룹 가운데 우리금융그룹은 유일하게 실적이 작년에 비해 악화됐다. 우리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6%가 감소한 1조1404억원으로 나타났다.

 

라임 사모펀드 관련 비용 등 일회성 요인이 영향을 준데다 다른 금융그룹과는 달리 증권 계열사가 없어 증시 호황에 따른 이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각각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어 4분기 순이익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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