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맥주시장에서 카스와 테라가 부동의 1, 2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3위를 놓고 하이트진로 및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칠성), 오비맥주 등 주류 3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모두 지난해 신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인 바 있어 주류업계는 올해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18일 aT식품산업 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 기준 편의점, 슈퍼, 마트 등 소매점에서 판매되는 맥주 점유율은 오비맥주의 '카스'가 38.5%로 1위였다. 이어 하이트진로 '테라'(12.1%), 하이트진로 '필라이트'(6.1%), 롯데아사히주류 '아사히'(4.8%), 하이트진로 '켈리'(4.3%) 등 순이다.
이보다 앞선 2022년 연간을 기준으로 해도 카스가 38.1%로 선두를 달렸다. 이어 테라(14.9%), 필라이트(5.8%), 클라우드(5.4%), 하이네켄(3.3%) 등 순으로 상위 1~3위는 동일했다.
카스와 테라, 필라이트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1, 2, 3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다만 필라이트와 후순위 맥주들은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아 3위 맥주 왕좌를 노리기 위해 주류 3사가 신제품을 내놓는 등 총력을 펼치고 있다.
◆ 하이트진로 '켈리', 점유율 확대하며 가장 두각…"올해는 MZ 겨냥"
이 중 가장 두각을 보이는 것은 하이트진로의 켈리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4월 신제품 맥주 '반전라거-켈리(KELLY)'를 출시했다. 켈리는 덴마크에서 북대서양의 해풍을 맞으며 자란 프리미엄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두 번의 숙성과정을 거친 것이 특징이다.
켈리는 2019년 '테라' 이후 4년만의 신제품으로 패키지도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다. 국내 레귤러 맥주 최초로 앰버(Amber) 컬러 병을 개발해 적용했다. 출시 이후 소비자들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출시 36일 만에 100만 상자를 판매한 켈리는 이후 99일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기존 테라와의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을 우려했다. 카니발라이제이션은 우수한 후속제품이 출시되면 기존 제품의 시장점유율이나 수익 등이 감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켈리는 출시 이후 점유율을 키워오며 큰 우려는 덜었다는 평이다.
특히 하이트진로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전주가맥축제, 송도맥주축제 등을 후원하며 켈리가 맥주시장에 자연스럽게 안착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올해 켈리는 대학축제 등에 참여해 MZ세대에게 다가갈 계획"이라며 "아울러 야구 등 스포츠 마케팅 확대를 위해 관련 업체와도 협업에 나서는 중"이라고 말했다.
◆ 롯데칠성 '크러시', 3년만에 신제품 출시…"올해 입점처 확대할 것"
롯데칠성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지난해 11월 맥주 신제품 '크러시(KRUSH)'를 출시하고, 아이돌 '에스파(aespa)'의 리더 '카리나'를 모델로 선정했다.
크러시는 몰트 100%에 분리 추출한 유러피안 홉과 홉 버스팅 기법으로 시원함과 청량함을 더했다. 동시에 청량한 탄산을 느낄 수 있는 숄더리스(shoulder-less)병을 도입했고, 투명병에 빙산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적용해 시각적 청량감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크러시는 롯데칠성이 지난 2020년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출시 이후 3년 만에 내 놓은 맥주 신제품이다. 이전까지 롯데칠성의 맥주 제품은 클라우드 하나였다. 당시 회사는 기존 맥주와 차별점을 강조하며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롯데칠성은 크러시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해 내달 21일까지 홍익대 인근 요리주점 '배터리88'에서 맥주 신제품 '크러시'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더 많은 소비자가 방문할 수 있도록 강남, 수원 등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확대할 예정이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브랜드 특성을 강조했으며 '크러시의 매력에 반하다'라는 뜻의 '크러시 온 크러시(Crush on Krush)' 문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원함과 청량함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빙산 모형, 크리스털 조명 등 조명과 소품을 활용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크러시의 경우 출시된 지 얼마되진 않았지만 크리스털 커팅 등 특색있는 디자인과 청량한 맛으로 젊은 층에서 반응이 좋다"며 "현재 소비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입점처를 더 넓히고 있으며 크러시 플래그십 스토어도 추가로 오픈해 고객접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오비맥주 '한맥', 업그레이드 제품 출시…'맛'으로 승부
오비맥주 또한 카스에 이어 맥주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차기 제품으로 한맥을 점찍었다. 앞서 오비맥주는 2021년 2월 국산 쌀을 사용한 '한맥(HANMAC)'을 출시했는데, 지난해 3월 한맥 업그레이드 제품을 선보였다.
제품 디자인은 한맥의 업그레이드된 부드러움과 'K-라거'의 정체성을 한국적인 요소로 강조했다. 병과 캔 패키지 상단에 흰색 띠를 둘러 한맥의 거품을 표현했고, 중앙의 엠블럼은 한옥 창문에 많이 활용되는 전통 문양 '기하문'에서 착안했다.
아울러 목넘김도 부드럽게 향상시켰다. 4단계 미세 여과 과정을 통해 부드러움을 방해하는 요소를 걸러내고, 최상의 주질을 구현해 부드러운 목넘김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당시 서혜연 오비맥주 마케팅 부사장은 "'한맥'이 소비자들에게 부드러운 순간을 선사하고자 패키지와 거품에 주안점을 둔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며 "더 부드러워진 목넘김과 부드럽고 한국적인 미를 강조한 디자인을 통해 '대한민국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K-라거가 되고자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비맥주 또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말 서울 여의도 IFC몰, 스타필드 하남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한맥 거품도원(桃源)' 팝업스토어는 한맥의 '환상거품'을 '무릉도원' 콘셉트와 결합해 구현했다.
◆ 국내 맥주시장 성장세 주춤…"시장점유율 확대 위해 신제품 지속 출시"
다만 최근 국내 전체 맥주시장 규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맥주 소매점 매출의 경우 2020년 4조3천771억원, 2021년 4조2천462억원, 2022년 4조1천358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국내 인구 또한 감소하고 있어 이미 국내 맥주시장은 포화상태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도 주류업게는 신제품을 계속 출시해 올해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인구 자체가 감소하고 있어 맥주시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결국 주류시장은 점유율 싸움이라 정해진 시장 안에서 더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