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화·미래에셋·동양생명 본사 전경. [사진=각 사 및 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0/art_17414128363221_d2a67f.png)
【 청년일보 】 보험사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과 달리 소액주주 등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배당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업의 밸류업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주요 상장 보험사들 중 현재까지 배당 계획을 밝힌 곳은 불과 3곳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이달 개최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배당 여부를 두고 각 보험사의 경영진에 대한 성토와 함께 일반주주들의 불만 목소리가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각각 오는 20일과 26일에 주주총회를 열고 배당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동양생명도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이들 보험사들에 대해 주주배당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않다. 전년에 비해 실적은 큰 폭 개선됐으나,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에 배당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지난 2023년 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된 제도로, 고객이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를 대비해 보험사가 미리 적립하는 금액을 뜻한다.
IFRS17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시가부채가 원가부채에 미달할 경우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달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보험사들의 경우 거의 배당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회계상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오는 19일과 21일 각각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는 한화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주요 상장 보험사 중에서 배당을 결정한 곳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삼성생명 등 3곳 뿐이다. 삼성화재는 주당 1만9천원, DB손해보험은 6천800원, 삼성생명은 4천500원으로 결정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경영실적과 배당 간 엇박자를 수정하기 위해선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금융당국에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지만 보험사의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해 추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제3차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개선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킥스비율이 200% 이상인 보험사는 기존 해약환급금준비금의 80%만 적립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보험사들의 배당 불확실성이 밸류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않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당을 못하는 회사의 경우 주주가치 측면에서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회사는 배당을 하고 싶지만 제도와 같은 환경적 여건으로 인해 발목이 묶인 셈이라 많은 고충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주주가치를 제고하라고 주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금융사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 제도적 울타리를 세우고 있다”며 “이는 서로 상반되는 면이 있는 만큼 보험사들도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달 각 보험사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배당 여부를 놓고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해약환급금준비금 등의 이유로 배당 여력이 없어 주주들에게 배당을 못하는 입장이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보험사 영업이익이나 순이익 등을 볼때 이를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총회 때 경영진이 지난해 개선된 성과를 밝힌다고 해도 배당과 같은 주주환원이 없다면 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주에 투자하는 건 통상 배당이 목적"이라며 "상장사가 실적만 내세우면서 정작 배당은 하지 않는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주식을 보유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진들은 주주들의 반발을 무마하고, 이해를 어떻게 구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