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돋보기(中)] 동양생명 미배당 배경은...IFRS17 도입 전후 속사정

등록 2025.03.24 08:00:05 수정 2025.03.24 08:00:13
신정아 기자 jashin2024@youthdaily.co.kr

실적 개선에도 배당은 ‘불투명’…오는 27일 주주총회 개최 예정
미배당 원인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 지목…”배당 여력 악화”

 

【 청년일보 】 동양생명이 이달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의 올해 배당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동양생명을 비롯해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올해 배당이 불투명한 한화생명 및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은 주요 요인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지목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말 해약환급금준비금이 6천402억원으로 발생하면서 배당여력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올해 배당 어려울 것” 전망 우세…주요 요인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 지목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오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올해 배당 여부에 대해 밝힐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의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배당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화생명을 비롯해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주요 상장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이들 보험사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지만 배당이 불확실한 이유로 2023년 IFRS17 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들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계약 해지 시 보험사가 고객에게 돌려주기 위해 미리 쌓아놓는 금액을 뜻한다.

 

IFRS17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시가부채가 원가부채에 미달할 경우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또한 보험사들의 신계약 체결이 늘어날수록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증가하는 구조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IFRS17가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은 신계약 체결에 따라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늘어나게 돼, 실적이 개선된다고 해도 배당 여력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보험사의 미배당이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인한 문제가 불거지자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지난 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에 대한 추가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제3차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안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전날 제7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논의한 바에 따라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권고치 수준을 현재보다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150%인 권고치는 10~20%포인트 인하될 전망이며 이를 기준으로 삼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 요건도 재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즉 킥스비율 권고치가 하향조정되면서 보험사들은 킥스비율이 170%만 되어도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산출식의 80%만 적립할 수 있게 된다.

 

 

◆ 동양생명 '자본 여력' 악화...지급여력비율 하락에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해약환급금준비금이라는 동일한 제도를 적용받으면서도 배당을 시행하는 보험사들과 그렇지 못한 보험사들의 차이로는 자본 여력이 지목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의 배당 여부를 결정하는 건 지급여력비율을 비롯해 자본규모 및 해약환급금준비금 등으로 이뤄진 자본 여력이라고 볼 수 있다”며 “IFRS17 하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보험사에게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배당을 결정한 보험사들은 비교적 전반적인 자본여력이 높다는 점에서 배당이 가능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배당을 시행한다고 밝힌 주요 상장 보험사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삼성생명이다.

 

배당이 불투명하다고 전망되는 동양생명은 IFRS17 적용 이후 시점인 지난해, 배당을 시행했지만 이후 자본 여력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양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연말 기준 2023년 192%에서 1년 새 155.7%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는 넘겼지만 낙폭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또한 동양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지난해 말 약 6천402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무제표상 전년 동기에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지난해와 달리 올해 배당을 못한다고 점쳐지는 이유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발생과 함께 시중 금리 인하에 따라 순자산이 감소하면서 배당가능이익이 줄어든 영향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요 생명보험사 중 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힌 삼성생명의 경우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했지만 권고치를 비교적 넉넉히 웃돌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삼성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2023년 말 218.8%, 지난해 말에는 180%로 나타났다.

 

증권사 연구원은 “보험사들은 시가 부채가 원가 부채보다 작은 경우 그 차이만큼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아야 한다”며 “이를 적용했을 때 삼성생명의 경우 재무제표상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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