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거리의 의류 판매점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311/art_17416755043762_82b772.jpg)
【 청년일보 】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로 지난해 패션업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기업들은 주주 가치 제고차원에서 배당 정책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14.6% 인상했으며, LF·F&F·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도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이어갔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홀딩스의 지난해 매출은 4조2천688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천681억원(21.3%), 당기순이익은 2천29억원(43.9%)을 각각 기록했다.
휠라홀딩스는 "연결 대상 종속회사들의 사업 호조와 전년도 FILA 미국법인의 일회성 재고 비용에 따른 기저 효과, 우호적인 환율 환경 덕분에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LF도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1조9천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천277억원으로 122%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9천585억원으로 19.7% 늘었다.
다만, LF의 실적 개선은 주력인 패션사업보다는 금융부문의 호조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LF는 공시를 통해 "코람코 금융부문의 실적 증가와 신탁·리츠 매각 이익, 패션부문의 손익 개선이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반면, F&F·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실적은 다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F&F의 지난해 매출은 1조8천960억원, 영업이익 4천507억원, 당기순이익 3천5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2%, 18.3%, 16.2% 감소한 수치다. F&F는 "해외사업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날씨 영향과 경기 침체로 인한 국내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섬은 지난해 매출 1조4천8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635억원, 433억원으로 36.8%, 46.5% 각각 감소했다. 한섬은 "국내 의류 소비 둔화와 중장기 투자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매출은 1조3천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8억원, 326억원으로 44.9%, 17.6%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실적 부진 속에서도 패션 기업들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 정책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지난달 12일 보통주 1주당 86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전년(700원) 대비 14.6% 증가한 금액으로, 시가배당률(배당 기준일 주가 대비 %)은 2.2%이며 배당금 총액은 496억8천547만원이다.
LF도 같은 달 11일에 보통주 1주당 7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전년과 동일한 금액이며, 시가배당률은 4.3%, 배당금 총액은 192억1천474만원이다.
실적이 부진했던 F&F 역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했다. 지난달 21일 보통주 1주당 1천7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3.1%, 배당금 총액은 638억9천292만원이다.
한섬도 같은 달 7일 지난해와 같은 보통주 1주당 75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율은 5.05%, 배당금 총액은 161억774만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같은 달 5일 보통주 1주당 400원의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시가배당률은 4%, 배당금 총액은 138억5천160만원이다.
패션업계가 실적 부진에도 전년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는 것은 정부의 주주 환원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1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밸류업(Value-up) 우수기업의 인센티브 제공과 세제 지원방안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114개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에 참여하고 있으며, 밸류업 우수기업 표창, 인센티브 제공, 세제 지원 방안 등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주주 환원 확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 세액공제,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밸류업 세제 지원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신속히 논의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주주 환원율은 미국 등 해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주주 환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정책 기조를 가지고 있어 기업에서도 정부 기조에 맞춰 주주 환원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