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철가방 (中)] 배민 '수익 구조' 비판 지속…"지속 가능 형태 개선 필요"

등록 2025.04.17 08:00:01 수정 2025.04.17 10:28:15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소비자·자영업자 "배민 등장 이후 외식비 상승"…"차등 수수료안 큰 의미 없어"
라이더 "손실 보완 위한 기본 배달료 삭감 지속"…"'일방적 약관 변경' 횡포"
전문가 "미래 성장 위해 수익 구조 합리적 개선 필요…제도적 허점 악용 멈춰야"

 

배달 플랫폼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소비자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재'로 자리했다. 식당 정보를 모아둔 디지털 전단지에 불과했던 앱은 4조원대의 매출을 내는 거대 기업, '스타트업의 신화'로 거듭났다. 한편, 배민은 배달 커머스 시장을 육성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 한편, 기형적 플랫폼 경제 구조를 심화했다는 혹평도 받고 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명암과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배민, '매출 4조 스타트업 신화' 등극
(中) 배민, '기형적 수익 구조' 비판…"지속 가능 성장 동력 잃을 것"
(下) 쿠팡이츠, '매서운 공세'…배민 "배달 커머스·신사업 역량 집중해야"

 

【 청년일보 】 이처럼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눈부신 성장세를 거치며 배달 플랫폼 산업의 표준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나아가 '배달' 업종뿐만 아니라, 여타 플랫폼 산업의 표준적 수익 모델(BM)과 발전 방향 등을 제시했다는 긍정적 논의도 있다.

 

그러나, 배민은 최근 진퇴양난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달 플랫폼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배민 스스로가 야기한 기형적 수익 구조의 모순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이로 인해 배민이 성장 동력을 점차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 역시 내놓는다.

 

◆소비자·자영업자 "배민 때문에 외식비 상승"…"차등 수수료 의미 없어"

배민은 배달 플랫폼 산업이 본격화된 이후 줄곧 업계 1위를 유지하며 외면적으로는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까다로운 난관에 봉착해 있다.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사업 초기부터 스스로가 쌓아 올려온 기형적인 플랫폼 경제 구조로, 배민은 최근 수년간 이 문제로 인해 발목을 잡히고 있는 실정이다.

 

구체적으로 배민은 소비자·자영업자·라이더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다양한 이유로 지탄을 받으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

 

먼저 소비자들은 외식비 인상 원인을 배달 플랫폼 산업, 특히 업계 1위 업체인 '배민'으로 돌리고 있다.

 

앱으로 인해 배달 주문 과정에서의 편의성은 증대했지만, 큰 폭으로 인상된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로 인해 결론적으로 외식 비용 자체가 늘어났다는 게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배민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30대 소비자는 "배달앱이 일상화 된 이후 외식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소비자들이 배달비의 일부를 부담하는 구조이다 보니 때로는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2023년 한국 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4%는 배달비가 '비싼 편'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배달비의 적절성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72%에 이르렀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배민의 지나친 광고 상품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는 불만이 크다.

 

현재 배민은 알뜰·한집배달 및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민1플러스(중개이용료 건당 7.8%, 자영업자 부담 배달비 2천400원~3천400원), 가게배달 및 광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픈리스트(중개이용료 주문 건 당 6.8%), 배민포장주문(주문 건 당 6.8%) 등의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특정 점포에서 가격 2만원의 메뉴를 배민1플러스 상품을 통해 판매했다면, 자영업자는 2천160원(결제대행사 수수료 포함)의 수수료를 배민에 내야 한다. 또한, 오픈리스트·배민포장주문 등의 서비스까지 이용할 경우 수수료 부담은 가중된다.

 

지난해 열린 배달앱 상생협의체의 합의로 매출에 따라 2.0%~7.8%의 차등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질적 효과는 미지수라는 게 자영업자들의 중론이다.

 

서울시 중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애초에 매출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영세한 점포는 배달 서비스 자체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차등 수수료는 큰 의미가 없다"며 "또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어차피 최고 수준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비슷한 지역에서 한 피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전체 매출 중 배민에 내는 수수료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라며 "아무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지만, 수수료 책정 기준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주변 동료들도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라이더 "일방적 약관 변경, 기본료 삭감 지속"…전문가 "모순적 구조 완화 필요"

 

배달 플랫폼 생태계의 '수족'이라고 할 수 있는 배달 기사(이하 라이더) 역시 배민의 약관 변경을 통한 기본 배달료 책정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배민은 올해 역시 바로배달 기본료 인하와 거리 할증 비용 조정을 골자로 하는 배달료 체계 개편안을 3월부터 비수도권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기존 3천원이던 바로배달 기본료는 비수도권의 경우 2천200원까지 낮아졌고, 배달료가 적용되는 거리 기준이 675m에서 1천400m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기상 할증 역시 1천원에서 500원으로 줄었다.

 

실제 라이더 노조 측이 현장에서 근무하는 라이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배달료 체계 개편으로 인해 "배달료 수입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83%에 육박했다.

 

또한 개편 이후 배달 건수가 감소했다는 라이더들도 47%에 달했고, 기본료가 인상됐다는 업체 측의 주장에 동의하는 이들은 9%에 그쳤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배민은 개별 기업에 약관 변경 과정 중 이해관계자의 의견 청취를 강제하는 법 조항이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악용해왔다는 비판도 받는다.

 

한 라이더 노조 관계자는 "배민은 늘 외형적으로는 라이더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주요한 약관 변경 내용·적용 시기 등을 아무런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해왔다"며 "제도적인 규제 장치가 없으니 마치 왕처럼 이해관계자들 위에 군림하며 수익을 착취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라이더 노조 일각에서는 배민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차등 수수료안에서 발생하는 상대적 손실을 라이더 기본 배달료 삭감을 통해 보완하려 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노조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고정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식은 인건비 절감"이라며 "라이더의 경우 정규직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자율적 약관'에 따라 언제든지 소모할 수 있는 대상이다 보니 매출 손실분을 기본 배달료 삭감을 통해 보완하려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전문가들은 배민이 스스로 정립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플랫폼 경제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플랫폼 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배민은 배달 플랫폼 시장을 선도함으로써 '업계 표준 수익 모델'을 정립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 과정에서 광고 상품 이용 수수료, 배달비 책정 방식, 라이더 기본료 등이 모두 업체 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마련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배달 플랫폼 산업의 경우 여전히 다양한 부분에 있어 제도적 허점이 존재하고, 순수히 '기업의 선의'에 의존해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상생을 바라야 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산업 전반의 약점을 배민이 악용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짚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배민은 지금까지 다양한 수익 모델을 통해 막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려왔지만, 현재의 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이미 이해관계자들이 배민의 다양한 광고 상품과 약관 등이 불합리성을 깨닫고,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갈등은 배민의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를 급격히 하락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고, 이는 곧 기존 수익 모델 운영에 필요한 동력 상실은 물론, 더 나아가 신사업 육성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더 늦기 이전에 배민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배달 플랫폼 산업의 경제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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