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청탁' 곤욕 치룬 광주은행...6조원대 광주시 금고 수성 '촉각'

등록 2020.04.22 07:30:00 수정 2020.04.22 07:30:00
정재혁 기자 hyeok@youthdaily.co.kr

올 하반기 광주시 시금고 위탁기관 계약 만료에 재 선정 작업 착수 나설 듯
광주은행,'향토은행' 이점 내세워 50년간 독점...KB국민은행 등 재도전 예고
KB국민銀 등 자금력 내세워 유치 나설 듯...광주銀, 시의원 불법청탁 상흔 '재조명'

 

【 청년일보 】 올 하반기 6조원 규모의 광주광역시(이하 광주시) 시금고 주인 자리를 놓고 지역 향토은행인 광주은행과 KB국민은행 및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간 쟁탈전이 예상된다.

 

광주은행은 창립 이래 50년 넘게 광주시의 시금고를 독점, 관리해 온 노하우와 향토은행이라는 이점을 경쟁력을 내세워 다소 유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으나,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운 대형 시중은행들의 물량 공세를 감안하면 예단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적지않다.

 

22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광주시의 시금고를 맡고 있는 광주은행(제1금고)과 KB국민은행(제2금고)의 계약 기간(4년)이 올해 말 만료된다.

 

이에 따라 오는 하반기 중 시금고 재선정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시금고 기관으로 선정된 은행은 내년부터 오는 2024년 말까지 4년 간 광주시의 시금고를 맡아 관리하게 된다.

 

올해 광주시의 예산(추경 제외)은 일반회계 4조 5600억원, 공기업특별회계 3100억원, 기타특별회계 8300억원, 기금 4300억원 등 총 6조 14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의 5조 4300억원보다 7100억원(13.0%) 늘어난규모다.

 

 

광주시는 시금고를 지난 1969년부터 지역은행인 광주은행이 단독으로 관리해왔다. 이후 2012년 하반기 시금고 재선정을 앞두고 '복수금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관련 조례안이 개정돼 지난 2013년부터 제1금고는 광주은행이, 제2금고는 KB국민은행이 나눠 관리해오고 있다.

 

2012년 당시 나종천 광주시 시의원은 복수금고제 도입을 골자로 한 조례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복수금고가 도입되면 시금고 선정과정의 투명성 확보는 물론 은행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이자수익의 극대화, 시민에 대한 적극적인 기부금 출연 등 협력 사업을 유도할수 있다"며 개정안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광주시 시금고는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일부를 관리하는 제1금고가 전체 예산의 80%를, 제2금고는 특별회계 일부 및 기금에 해당하는 나머지 20%의 예산을 관리하고 있다. 복수금고로 운영되고 있으나,제1금고의 지위가 여전히 절대적이다.

 

지난 1968년 설립된 광주은행은 이듬해인 1969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51년간 광주시의 시금고를 독점해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지역의 향토은행이라는 상징성 등 잇점을 내세워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 왔으나, 복수금고가 도입된 지난 2012년 이후 대형 시중은행 등 여타 경쟁사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시금고 선정을 두고 가장 강력한 경쟁 은행으로는 KB국민은행이 급부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3년부터 광주시 시금고의 제2금고를 맡아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6년 당시 제1금고 관리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해 기부금 출연 이외에도 계약 기간 4년간 518억원에 달하는 지방세(자동차세·취득세) 증대 방안(리스차량 신규 등록 및 소재지 변경)까지 제시하는 등 적극 유치에 나섰으나, 향토은행이란 광주은행의 이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당시 금융권 내에서는 KB국민은행의 파격적인 ‘지방세 확충’이란 제안이 시금고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등 평가 결과를 두고 적잖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세수확충방안의 경우 시금고 선정 시 정성평가 항목에서 배제돼 있어 평가 대상이 아니라며 해명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KB국민은행은 시금고 외에도 광주시 자치구인 남구의 금고 선정을 두고도 광주은행과 법적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 2018년 10월 KB국민은행이 광주은행을 제치고 남구의 제1금고 운영 기관으로 선정되자, 광주은행이 “부당하게 탈락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광주은행이 1·2심 모두 패소했다.

 

같은 시기 KB국민은행은 광주시 광산구의 제1금고에도 선정됐으나, 이번에는 기존의 제1금고를 맡아오던 농협은행이 ‘심의위원 명단 유출’ 문제를 지적하며 소송을 제기해 결국 금고 선정 결과가 무효로 돌아갔다. 이후 지난해 10월 진행된 공모에서 광주은행이 KB국민은행을 제치고 제1금고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한편 광주은행은 지난 2016년 9월 금고 재선정을 앞두고 광주시청 지점장이 광주시 시의원에게 해외출장 경비 명목으로 ‘돈봉투’를 건넨 것이 드러나면서 해당 지점장이 대기 발령 조치되는 등 불법 로비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특히 당시 광주시의회가 ‘광주시 금고지정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한창 논의 중인 시기였다는 점에서 더 논란을 초래했다. 

 

이는 그 해 7월에 발의된 개정안 초안이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지방은행이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개정 조례안을 지방은행에 유리하도록 수정해 달라는 일종의 '청탁성 뇌물'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적지않았다.

 

【 청년일보=정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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