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해 국내 대기업의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2019년 수준에서 멈췄고 영업이익은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로 수혜를 본 업종이 있는 반면, 실적이 급락한 업종이 속출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대기업의 실적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매출은 0.6%, 영업이익은 10.2% 줄었다.
1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시가총액 500대 기업 중 지난 15일까지 지난해 잠정실적을 공개한 326개 기업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매출액은 총 2106조 6511억 원으로 2019년(2105조 6307억 원) 대비 1조 204억 원 늘었다.
영업이익은 총 127조 631억 원으로 0.6%(7839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로 산업별 희비가 극명히 갈린 가운데 비대면 수요 확산, 주식시장 활황의 수혜를 입은 업종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IT·전기전자는 지난해 총 영업이익이 47조 9882억 원으로 1년 새 13조 3923억 원이 늘어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증권(1조 5941억 원)과 보험(1조 4504억 원), 식음료(1조 1309억 원)도 1조 원대 영업이익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11개 업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조 3614억 원 감소했다. 34개 지주사의 영업이익 합산액은 22조 50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조 2069억 원 줄었고 조선·기계·설비(-2조 1523억 원)는 2조 원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자동차·부품(-1조 4428억 원), 철강(-1조 3861억 원), 공기업(-1조 1015억 원) 등도 영업이익이 1조 원 이상 하락했다.
기업별로는 조사대상 326개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85곳의 영업이익이 늘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8조 2254억 원)와 SK하이닉스(2조 2999억 원)의 합산 영업이익 증가액이 10조 5253억 원으로 전체 증가액의 36.4%를 차지했다.
이어 LG화학(1조 4575억 원), LG디스플레이(1조 3303억 원), HMM(1조 2805억 원) 등이 1조 원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지주사 LG(8011억 원)와 LG전자(7588억 원), 하나금융지주(5777억 원), 삼성생명(5375억 원), 키움증권(4812억 언)이 이익 증가 규모 '톱10'을 형성했다.
반면, 정유·철강·중공업 업종은 부진했다. 지주사 SK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조 1410억 원이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SK이노베이션(-3조 8381억 원), 에쓰오일(-1조 5078억 원), 포스코(-1조 4658억 원), 현대중공업지주(-1조 2637억 원), GS(-1조 1126억 원) 등도 영업이익이 1조 원 이상 감소했다.
두산(-9869억 원), 강원랜드(-9327억 원), 두산중공업(-9228억 원), 현대자동차(-8242억 원), 롯데케미칼(-7540억 원), 우리금융지주(-7196억 원), 현대모비스(-5290억 원), CJ CGV(-5145억 원)도 영업손익이 5000억 원 이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전체 실적도 전년보다 부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324개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837조 9436억 원으로 2019년(1848조 2391억 원)보다 0.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86조 566억 원으로 2019년 대비 10.2% 줄었다.
【 청년일보=박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