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미래가 되는 청년청] ⑪ "참여로 탄생하는 시각예술의 세계"....다양성을 예술로 승화시킨 레겔메싷

등록 2021.05.17 00:00:00 수정 2021.10.07 16:32:40
강정욱 기자 kol@youthdaily.co.kr

워크샵 일변도 틀 탈피..."감상자를 참여자로"
"소풍 전날 설렘을 그대로"...레겔메싷 투어
사회에 던지는 새로운 화두...해외서도 예술적 감성 드러내

 

 

[편집자주] 청년일보는 서울시, 청년허브와 함께 청년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본다.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창업과 미래를 향한 도전과 성취의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공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꿈이 미래가 되는 젊은이들의 삶의 궤적을 하나씩 모아본다.

 

[글 싣는 순서]

 

⑨ "법조계, 성폭력 피해자에 더 세심한 배려해야"...셰도우 핀즈의 외침

⑩ "공허한 나비의 날갯짓이 나비효과가 되길"...네꿈내꿈이 네팔 사회에 쏘아올리는 작은 공

⑪ "참여예술로 다양한 메시지 전달"....시각예술가들의 모임 레겔메싷

 

【 청년일보 】 이번에 만난 단체인 레겔메싷은 대중의 삶의 순간과 경험을 예술과 결부시키고 있는 참여 예술가들의 모임이다. 참여 예술은 사회 상황을 반영해 표현하는 예술을 뜻한다. 대중의 의견은 직접 참여나 설문의 형태로 투영되고, 이를 두 명의 시각예술가가 예술작품으로 가꿔낸다.

 

◆ 워크샵 일변도 틀 탈피..."감상자를 참여자로"

 

고의선 레겔메싷 대표는 "처음에는 정해진 틀(워크샵)로만 미술 전시를 기획했어요"라며 "(그러다가) 개인의 감정을 투영시켜 대상을 표현하는 것에 나아가 대중적 공감대도 담아내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됐죠"라고 말한다.

 

고 대표는 대중의 경험을 예술작품에 반영하면서, 작품에 참가한 개인들이 단순한 감상자를 넘어 참여자로 변모하는 것을 체험하며 참여 예술에 몰두하게 됐다.

 

고 대표는 "일상의 순간 속에서 어떤 것들이 재미있는 요소인지, 그것이 예술의 소재가 될 수 있는지 상상해요"라며 "이를 관찰 과정을 통해서 찾은 미세한 감각들을 이용하여 겪었던 일들을 미니멀하게 표현하는 작업을 하기도 해요"라고 설명했다.

 

◆ "소풍 전날 설렘을 그대로"...레겔메싷 투어

 

레겔메싷이 삼는 예술의 소재는 다양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여행객들을 위로하기 위해 여행을 소재로 삼아 가상의 여행사로 거듭나기도 했다.

 

가상여행은 실내 소수 대면, 야외 소수 대면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상이었으나 준비된 절차는 실제 못지않았다.

 

실내 소수 대면 워크샵에서는 비행기 탑승 시 주의사항이 울려 퍼졌다. 티켓 검사 절차, 입국 신고서 작성, 입국 도장 날인의 절차도 진행됐다. 미리 받은 티켓을 검사받는 절차와 입국 신고서 작성도 필수였다.

 

여권 확인 절차 이후 입국 도장 날인까지 받으면서 참가자들은 해외로 떠났을 당시와 유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야외 소수 대면 워크샵에서는 이국의 풍경이 연출됐다. 현지인 복장을 착용한 참가자들과 이국적인 이태원이 조화를 이루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타국을 거닐고 있다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레겔메싷이 가상 여행을 통해 불러일으키고자 한 것은 설렘이라는 감정이다.

 

고 대표는 "소풍 전날 가방을 싸서 현관 앞에 놓고 아침을 기다리던 설렘은 누구나 느끼던 감정"이라고 말했다. 

 

대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야외 소수 대면 참가자의 얼굴에서 눈웃음이 돋보였다. 소풍 전날 느끼던 설렘을 가상 여행을 통해 다시 느낀 것이다. 레겔메싷은 가상투어를 마치고 전시회를 열어 참가자들이 느꼈던 감동을 갈무리했다.

 

◆ 사회에 던지는 새로운 화두...해외서도 예술적 감성 드러내

 

고급 주거지와 쇠락해가는 아파트, 성매매 지역이 불협화음을 이루고 있는 수창동은 사회에 화두를 제시하는 소재가 됐다. 참여했던 대중들은 불협화음의 원인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또한 이에 따른 의미도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된다.

 

레겔메싷은 “수창동 지역에 오랫동안 지내게 되면서 도시의 모습이 너무 특이한 풍경이라고 생각됐다”며 “그 지역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고, 이를 수집하기 위한 방법으로 설문을 진행하고 수창동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글과 이미지로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창동을 배경으로 펼쳐진 레겔메싷의 활동은 아티스트 저널 '수창동 왈츠'로 결실을 맺었다.

 

 

석탄과 철강의 도시에서 첨단 산업과 문화 관광의 중심지로 변모한 독일 도르트문트도 레겔메싷의 예술 활동 무대가 됐다. 근면을 대표하며 노동을 장려하던 독일은 이제 OECD 국가들 중 짧은 근로시간을 자랑하는 국가가 됐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경제 재건을 위해 근면을 최고의 덕목으로 내세우던 때와는 달라진 풍속도다. 여기에 주목해 레겔메싷은 참여 예술의 소재로 삼았다. 레겔메싷은 2016년 도르트문트에서 개최된 앰셔쿤스트에에 참여, 산업시대에는 중심지로 활약했으나 당시에는 방치됐던 장소를 찾아 노동의 가치를 일깨웠다.

 

레겔메싷이 참여 예술을 통해 지향하는 바는 다양한 사회적 구성원들이 간극을 줄이는 것이다.

 

고 대표는 "예술은 다양한 사회적 구성원들의 간극을 줄이는 매개체가 될 수 있어요"라며 "예술인의 개별적 지속과 예술의 공공적 지속 모두에 기여하고자 해요"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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