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고려아연이 주당 83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다. 이를 통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고려아연은 2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자기주식 취득 공개 매수 방안 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오는 4일부터 23일까지 주당 83만원에 320만9천9주의 자기주식을 공개 매수하며, 자사주 매입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 2조6천635만원이다.
이와 관련 고려아연은 "이번에 취득하는 자사주는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며, "자사주 공개 매수는 주가안정,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을 통해서도 51만7천582주(지분율 2.5%)에 대한 공개 매수에 나서기로 했다.
이로써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털의 합산 공개 매수 규모는 전체 발행 주식의 18%로 커진다.
아울러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입을 위해 2조7천억원을 단기 차입한다고 밝혔다. 1조원은 사모펀드를 통해 조달하고, 1조7천억원은 금융기관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법원이 고려아연에 대해 제기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즉각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섰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확고히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계 및 시장에서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MBK 연합의 경영권 인수 시도를 저지하려면 고려아연 지분 7% 이상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최윤범 회장 측이 33.99%,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33.13%로 비슷한 수준이다.
영풍·MBK 연합은 약 2조2천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7∼14.6%를 공개 매수한 뒤 회사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인데,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지분을 18%가량 추가로 확보하면 최 회장 측 지분이 52%로 절반을 넘게 된다.
【 청년일보=신한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