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대기업에 다니는 일반 직원이 임원 명함을 새길 확률이 1% 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직원이 임원 반열에 오르려면 올해 기준 119대 1의 정도의 경쟁을 뚫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100대 기업 직원의 임원 승진 가능성 분석'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는 사내 및 사외이사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으로 한정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산술적인 확률은 0.8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중에서도 회사별로 임원 승진 가능성은 천차만별이었다. 특히 '현대코퍼레이션'은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14.9명으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임원 자리에 오를 기회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앞서 회사의 경우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 수는 239명인데 미등기임원은 16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이 임원으로 진출할 수 있는 산술적 확률도 6.7% 정도로 100대 기업 중 가장 높았다.
포스코홀딩스도 직원 15.8명 당 임원 1명 꼴로, 6.3% 수준의 확률로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은 다른 기업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와 달리 미등기임원 숫자가 10명 이상 되는 기업 중에서는 '기업은행'이 임원 될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은행의 올 상반기 전체 직원 수는 1만3천630명인데 미등기임원은 15명으로 직원 908.7명당 임원 1명꼴로 나타났다. 일반 행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를 수 있는 산술적 가능성은 0.1% 수준으로 확 떨어졌다.
업종별로도 임원 한 명당 관리하는 직원 수도 큰 편차를 보였다. 증권업에 포함된 회사들은 올해 직원 40.3명당 1명꼴로 임원 자리에 비교적 많이 올라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무역(61.8명) ▲석유화학(71.3명) ▲보험(71.4명) ▲금속철강(93.7명) 업종 등도 직원 100명 미만 중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통 분야는 직원 287.4명당 한 명 정도만 임원 명패를 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의 특성상 매장 직원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일반 직원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를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상대적으로 다소 낮았다.
그 외에도 ▲에너지(171.3명) ▲조선중공업(165.2명) ▲운송(149.3명) ▲자동차(135.3명) ▲전기전자(133.6명) ▲정보통신(106.1명) ▲건설(101.4명) 업종도 임원 승진 경쟁률은 100대 1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주요 4대 기업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도 달랐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지난해 107.7명→올해 110.3명) ▲LG전자(117.5명→116.1명) ▲현대자동차(151.8명→143명) ▲SK하이닉스(164.4명→163.9명)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100대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 숫자가 가장 많았다.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올해 파악된 미등기임원은 1천162명이며, 여기에 사내이사 4명까지 합치면 전체 임원(사외이사 제외)은 1천166명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등기임원 1명 당 직원 숫자는 2014년(80.7명)→2015년(83.3명)→2016년(89.8명)→2017년(94명)→2018년(97.4명)까지는 직원 100명 미만이었다.
그러다 2019년 100.1명을 시작으로 2020년(101.7명)→2021년(106.2명)→2022년(107명)→2023년(107.7명)에는 100명을 상회했다. 올해는 110명대로 더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 확률도 2014년 1.24%에서 올해는 0.91%로 떨어졌다. 그나마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승진 확률 0.84%보다는 높은 편에 속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연말 및 내년 초 단행될 대기업 인사에서는 임원 자리 감축과 승진자 폭 역시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2025년 인사에서 신규 발탁되는 임원 자리를 놓고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