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는 가운데, 회사 내부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최대 관전포인트는 회사 내 주력 사업인 반도체(DS) 부문의 성적표다. 이달 초, 잠정 실적 발표 후 실적 부진에 대해 전영현 DS부문장이 이례적인 '반성문'을 낸 만큼 업계 안팎에선 기대치에 못미치는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올해 3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다. 잠정 실적 때와 달리 확정 실적을 공개하는 것으로 각 사업부문별 실적도 함께 공개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천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한 바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잠정 실적 발표 직전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0조7천717억원이었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배경엔 주력인 범용 D램 부진 등 DS부문이 주춤한 영향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DS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을 최대 7~8조원대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4조~4조4천억원대로 눈높이를 낮췄다.
반면 국내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올 3분기 7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해 양사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매출 17조5천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9% 올랐고, 영업이익은 대규모 흑자전환했다.
이같은 호실적의 '일등공신'은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HBM이 주효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회사는 HBM,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면서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3월부터 5세대 HBM인 HBM3E 8단을 HBM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 지연 등으로 고전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만년 2등'이었던 SK가 삼성 반도체를 앞지르며 자칫 '메모리 반도체' 최강자 지위가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HBM 등 반도체를 중심으로 삼성전자 '위기설'을 진단하고 있는 만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DS부문내 현재 상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나홀로 반도체 겨울'을 맞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는 만큼 삼성전자가 향후 HBM 전략을 구체적으로 내놓을 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