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모기업 DH에 배당금 5천억원 지급…"사회적 재투자 확대 필요"

등록 2025.04.09 08:00:00 수정 2025.04.09 08:00:05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작년 매출 4조3천226억원·영업이익 6천408억원…영업익 전년比 8.4% 감소
DH에 자기주식 취득 소각 방식으로 5천372억원 배당…일각 "국부유출 우려"
우아한형제들 "지속적인 재투자 이뤄져"…작년 약 2천억원 규모 사회적 투자

 

【 청년일보 】 국내 배달 플랫폼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작년 4조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우아한형제들이 독일계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에 5천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지며 일각의 우려를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기업에 대한 배당금 지급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자영업자와 라이더 등 이해관계자를 위한 사회적 재투자가 지속돼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각각 4조3천226억원과 6천408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3조4천155억원) 대비 26.6% 급증했지만, 영업이익(6천998억원)은 8.4% 감소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주력 사업인 푸드 딜리버리 서비스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배민B마트, 장보기·쇼핑 등 커머스 서비스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작년 장보기·쇼핑 주문수는 전년 동기 대비 369% 급증했으며, 거래액도 같은 기간 309% 성장했다.

 

반면, 외주용역비 등 영업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의 약진을 견제하기 위한 마케팅 및 프로모션 비용 지출 역시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우아한형제들이 DH에 대한 배당금 지급에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배당금 4천127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올해의 경우 모회사 보유 자기주식 취득 소각 방식으로 5천372억원을 DH에 배당했다. 이와 같은 금액은 전년 대비 30.2% 급증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매출 대비 높은 수준의 배당금을 DH에 지급하고 있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기업에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매출 대비 배당금 규모가 상당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자영업자, 라이더 등과의 상생을 위해 추가 비용을 투입하는 것이 아닌, 더 높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불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쿠팡이츠의 추격으로 인해 시장 내 입지가 다소 감소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상당 금액을 DH에 지급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긍정적일 수 없다"며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우아한형제들에게 이른바 '국부유출'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자가주식 취득 소각 방식으로 지급된 배당금이 2024년 실적이 아닌 2023년 실적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한, 우아한형제들은 DH가 단순히 일방적으로 배당금을 수취하는 것이 아니라, 재투자를 통해 자사의 경쟁력 제고와 지속 가능한 배달 플랫폼 구축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3월 발표한 2천억원 규모의 사회적 투자 '지속가능을 위한 배민다운 약속(Commitment, 이하 커밋먼트)'와 관련한 핵심과제를 이행하기도 했다.

 

커밋먼트는 ▲함께 성장 ▲배달 전 과정의 안전과 건강 ▲친환경 배달문화 등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배민은 지난해 커밋먼트의 첫 번째 약속인 '함께 성장'과 관련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소상공인 협약 보증 대출 ▲자영업 밀착 컨설팅 및 교육 ▲전통시장 판로 확대 및 중소기업 상생관 운영 ▲배민음악회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민간기업 최초로 금융기관과 함께 1천5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협약 보증 대출 프로그램을 진행해 약 2천600여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을 지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1월부터 카카오뱅크,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추가로 1천억원 규모의 협약 보증 대출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상반기 내에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가게 경쟁력 향상을 돕는 배민아카데미에서 업주 대상 컨설팅 및 교육도 제공했다.

 

외식 가게 운영 전반의 역량 강화를 위해 856회의 온·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했으며, 누적 기준으로 연간 5만5천681명이 참여해 실질적인 가게 경쟁력 확보와 경영 효율화를 도모했다.

 

이와 함께 '배민외식업컨퍼런스'를 통해 약 2천여명의 자영업자들이 한 해 외식업 성공전략을 직접 세워볼 수 있도록 전문가 인사이트와 현업 자영업자의 노하우 등을 한자리에서 공유했다.

 

배민은 커밋먼트의 두 번째 약속인 '배달 과정의 안전과 건강'과 관련해 라이더를 대상으로 ▲신규 라이더스쿨 건립 추진 ▲시간제 보험상품 개선 ▲라이더케어 프로그램 운영 지속 ▲라이더 사고 저감방안 모색 등도 진행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이륜차 실습 전문 교육기관 '배민라이더스쿨'을 확대 운영하기 위해 하남시에 약 8천㎡(제곱미터) 규모로 신규 라이더스쿨을 연내 완공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

 

연간 최대 1만명의 라이더가 수료 가능한 인프라로 ▲수단별 탑승법·교통법규 전문강의실 ▲기능 주행 목적의 실내 배달 체험교육장 ▲이륜차 체험존 등을 구비했다.

 

배민은 커밋먼트의 마지막 약속인 '친환경 배달문화'와 관련해 ▲지속가능패키징 확대 ▲친환경 배달수단 확대를 위한 제휴, 협력 등을 진행했으며 이를 위하여 정부·지자체·파트너 등과 관련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또한 배민은 충청남도 천안시(거점형), 경기도 광명시(강소형)가 각각 추진하는 컨소시엄에 민간기업 중 하나로 참여하여 국토부 주관 스마트도시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지자체와 함께 친환경 배달문화를 확산하고, 기후 위기에 적극 대응하는 스마트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우아한형제들이 지속적인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배달 수수료 체계 개선으로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일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플랫폼업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당금으로 국부를 유출한다는 사회적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배달 수수료 체계 개편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막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두는 상황에서 기존 수수료 체계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편해 자영업자의 지나친 부담을 완화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배달앱 상생협의체의 합의 결과로 차등 수수료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제한적인 기간에만 시행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DH에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기 이전에 자신들에게 그러한 이익을 가져다 주는 자영업자를 위한 실질적인 재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라이더를 위한 상생 행보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라이더 노조 관계자는 "배민이 다양한 시설을 통해 라이더 교육에 힘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사안은 일방적인 라이더 운임 체계 개편을 중단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배민 측은 라이더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자사에 유리하도록 운임 약관을 일방적으로 개정해 왔고, 이로 인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며 "라이더의 땀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근본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재분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부유출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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