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최근 각 국내 항공사들이 잇따라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상품은 출국 후 다른 나라 영공까지 선회 비행을 하고 착륙과 입국 없이 출국 공항으로 재입국하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 상품이다. 즉, 탑승객을 태운 비행기가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일본 상공을 한 바퀴 돌고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상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해외여행을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사람들이 이 상품을 주로 이용한다. 해외여행을 가는 기분을 만끽하는 동시에 여행을 떠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다. 

 

특히 설 당일에도 티켓 구매가 가능해 설 연휴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으로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거나 혼자 설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 하다.

 

◆ 항공사, 설 명절 낀 운항 일정 편성…연휴 이후에도 이용 가능

 

항공업계에 따르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지난해 11월 19일 정부가 항공 및 면세산업의 지원을 위해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을 허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방역관리를 위해 모든 항공편의 입국은 인천공항으로 일원화해 운영된다.

 

이 상품은 주로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추진됐다. LCC들은 작년 8월부터 항공·관광 전공 관련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제한적인 국내선 관광비행을 운항했고, 10월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국내선 관광비행 운항을, 12월부터는 면세품 구매가 가능한 국제선 운항도 실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이제까지 총 두 차례 걸쳐 시행됐다. 현재 운항 중인 3차 운항 기간은 설 연휴를 포함해 2월 1일부터 28일까지 총 23편의 항공편이 운항을 진행 중이거나 운항이 예정됐다.

 

 

항공사별로 설 연휴 운항 일정을 보면 진에어 11일, 아시아나항공 13·14일, 티웨이항공 13일, 에어부산 13일 등이다. 

 

설 연휴에 운항하는 상품의 티켓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2일까지 예약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항공사 좌석 사정에 따라 당일에 구매할 수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약 2시간 정도 비행을 하기 때문에 특별한 준비 없이도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상품”이라며 “이 때문에 설 연휴 기간 동안 아무 때나 가볍게 다녀올 수 있어 당일 예약하는 이용객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설 연휴 이후에도 운항 일정이 잡혀 있어 일정에 맞춰 이용이 가능하다. 구체적인 일정을 보면 대한항공 27일, 아시아나항공 21·28일, 제주항공 19일(2편)·26일(2편), 티웨이항공 28일, 에어부산 17·20·24·27일, 에어서울 20·21일 등이다.

 

◆ 면세점 통해 저렴한 상품 구매 가능…여행 기분 느끼고 쇼핑까지

 

이 상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면세점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기 때문에 이용객에게는 일반 해외여행자와 동일한 휴대품 면세 한도가 적용된다.

 

기본 600달러 이내의 면세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술 1병(1ℓ·400달러 이내), 담배 200개비, 향수 60㎖까지 허용된다. 또한 기내면세점은 물론 시내‧출국장‧입국장 면세점에서도 면세 물품 구매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용객들 중에서는 면세 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상품을 이용하는 사람도 적잖다. 여행하는 기분도 만끽하면서 자신이 사용하거나 지인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의 면세 물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도 면세점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제주항공은 ‘쇼핑 품은 여행’, 진에어는 ‘플렉스 관광비행’, 티웨이항공은 ‘면세 항공여행’, 에어부산은 ‘듀티프리 플라이트’, 등의 이름을 무착륙 관광비행상품의 이름으로 붙였다.

 

또한 항공사들은 탑승객에게 유명 화장품 브랜드 등으로 구성된 어메니티 키트를 무료로 나눠주는 한편 비행하는 동안 개인용 모니터를 통해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일리지도 적립하는 등 다양한 혜택도 부여하고 있다.

 

이번 설 명절에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가는 기분을 내보는 건 어떨까?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도 항공사마다 철저한 방역을 통해 사전에 차단하기 때문에 맘 편히 여유를 즐길 수 있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