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비상경영' 체제 돌입..."위기 딛고 새로운 활로 모색"

등록 2024.08.16 08:00:00 수정 2024.08.16 08:56:09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글로벌 경기침체 선제 대응"…롯데지주, 6년 만에 비상경영 돌입

 

【 청년일보 】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들에 이어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 역시 '비상경영'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룹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 속 위기 타개책으로 6년 만에 비상경영에 나선 만큼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재계 안팎의 적잖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최근 비상경영 체제를 공식화했다. 올 하반기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점증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계열사의 경영개선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앞서 지난달 19일 열린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에서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극복하면서 지속 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임을 잊지 말아달라"면서 계열사 경영진들에 경영목표 달성 및 경각심을 높여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가치경영'이라는 키워드로 지속가능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강조한 신 회장은 하반기 경영방침으로 ▲기존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에서의 안정적 수익 창출 ▲미래 성장을 위한 고부가 사업 확대 ▲재무 건전성 관리 강화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특히 업계 안팎에선 롯데지주의 이번 비상경영 선언을 지주와 계열사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롯데지주의 경우 올 1분기 별도 기준 실적은 전년 대비 개선세를 보였지만,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지주의 별도 영업수익은 계열사들이 지불하는 상표권 수익과 배당수익 등을 통해 발생한다.

 

1분기 배당수익이 늘면서 별도 수익은 개선됐지만,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연결 기준 수익성은 후퇴했다. 계열사들의 실적 감소는 지주에게 영향을 주는 부분인 만큼 앞으로 발생할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별도 기준 영업수익은 1천760억원, 영업이익은 1천300억원을 보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13% 증가한 것이다.

 

다만, 연결 기준으로 살펴보면 회사의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84억원보다 1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연결 기준 회사의 당기손익은 18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643억원의 흑자에서 1년여 만에 순손실로 전환한 것이다.

 

이같은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그룹의 경영상황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임원 주 6일제'를 실시할 가능성도 거론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주 6일 근무에 대해 정해진 사항은 없으며, 상황과 필요에 따라 토요일 출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면세점과 롯데케미칼 등 업황이 악화된 일부 계열사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비상경영에 나선 돌입한 상황이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이에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는 지난 6월 사업부 구조개선과 상품원가 및 경쟁비용 통합 관리, 조직 슬림화, 전 임원 급여 20% 삭감,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 등 수익성 개선을 골자로 하는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석유화학업종의 부진으로 지난 2022년 7천626억원, 지난해 3천4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에도 1천353억원의 적자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자 국내 신용평가들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 등급을 'AA 안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한국신용평가도 'AA 안정적'에서 'AA 부정적'으로 각각 변경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전사적으로 비용절감과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부터 국내외 출장 예산을 20% 감축하기로 했고, 출장 시 임원의 항공권 등급도 10시간 이내인 경우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여기에 집중근무시간인 오전 10시∼낮 12시와 오후 2∼4시엔 흡연을 금지하고 업무 외에 메신저 사용도 자제하도록 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캐쉬카우 역할을 담당했던 롯데케미칼의 부진이 그룹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며 "지난해 말 화학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이훈기 대표는 롯데그룹의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으로 평가받는데, 과연 이 대표가 현재의 위기상황을 돌파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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