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국회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았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는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함 부사장은 질의에 대한 불성실한 자세와 답변으로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질의에 나선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배민이 무료배달 서비스를 권장하고 있는데 많은 자영업자들이 압박을 느끼고 있다"라며 "무료 배달 비용을 우아한형제들이 아닌 자영업자들이 부담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이 제대로 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겠느냐"라고 질의했다.
이에 함 부사장은 "질의하신 내용을 확인하겠다"라면서도 "가게 배달은 우아한형제들이 책임지지 않는 구조"라고 답변했다.
이어서 질의에 나선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민은 쿠팡이츠와 마치 담합을 하듯 9.8%라는 최고 수준의 배달 중개 수수료(이하 배달 수수료)를 받고 있다"라며 "영업이익이 10%도 안되는 자영업자가 대다수인데, 9.8%라는 수수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지하고 있느냐"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상생협의체에서 배민은 우대 수수료(차등 수수료) 상생안을 도입하겠다고 제안했는데, 이 방안을 보면 자영업자를 기만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라며 "우대 수수료 적용대상을 확대할 생각이 있는가"라고 질의했다.
그러자 함 부사장은 "시장 구조가 공정하게 개선되면 상생안 개선을 검토하겠다"라고 답변했다.
함 부사장의 답변이 이와 같이 반복되자 김 의원은 그의 답변을 '동문서답'이라고 평가했다. 배민은 상생협의체에서 매출 하위 40%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차등 수수료를 적용하겠다는 상생안을 낸 바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아한형제들의 약관 위반사항에 대해 지적했다.
박 의원은 "최근 앱에서 쿠폰을 많이 배부하고 있는데, 배민은 쿠폰 적용 가격이 아닌 적용 이전의 가격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라며 "그러면서 업주가 별도의 증명을 하면 수수료를 돌려주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약관 어디에도 가맹점, 가맹본부가 이를 입증할 책임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여당에서도 함 부사장의 불성실한 자세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재원 국민의힘 의원은 "배민 측에 자료를 요청했는데, 답변을 정부 부처보다 받기 힘들다"라며 "자료 제출에 있어서 그 자세가 불성실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 수수료 인상 이유에 관해 묻는 김 의원에 질의에 함 부사장은 "배달 수수료 문제가 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6.8%라는 수수료로 오래 영업을 해 왔는데, 경쟁사(쿠팡이츠)에서 무료 배달을 시작하면서 시장 상황이 변화해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지난 2023년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약 7천억원이고 이중 해외 배당이 약 4천억원인데, 경영상 어려움과 시장 변화를 호소하며 수수료 인상을 설명하기에는 굉장히 궁색하다"라며 "내부자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개선됐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올해 우아한형제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면 현재 함 부사장은 위증을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게르만 민족'이라는 조롱을 살 정도로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기반으로 외국 기업을 먹여살리고 있는데, 올해도 해외 배당을 할 계획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함 부사장은 "이 부분은 답변하기 어려우며, 공시를 통해 답변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답변에 김 의원은 "왜 해외 배당 여부에 관해 답변을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무언가 부끄러운 부분이 있으니 답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여기에 더해 포장 수수료와 관련한 질의도 건넸다. 그는 "배민은 앞으로 정말 포장 수수료를 받을 생각이느냐"라고 물었고 함 부사장은 "포장 서비스는 자영업자의 배달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는 함 부사장의 부적절한 답변과 불성실한 태도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지속됐다.
국감에 참여한 한 국회 관계자는 "함 부사장의 불충분한 답변으로 국감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배달 수수료에 대한 사회적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함 부사장은 작년 국감에서도 오늘 열린 정무위 국감에서와 유사한 태도로 당시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