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맹렬한 추격에"...고심 깊어진 '배민'

등록 2024.09.10 08:00:00 수정 2024.09.10 08:00:06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쿠팡이츠, 점유율 20% 돌파…배민, 서비스 개시 이후 최초 60% 하회
와우 멤버십·자본력 통한 무한 추격…배민 "14년 노하우로 1위 사수"

 

【 청년일보 】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의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지키던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배달앱 점유율을 급격히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3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배달특급 중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22.7%에 달했다. 

 

쿠팡이츠는 작년 5월까지 불과 10%대의 점유율에 불과했지만, 쿠팡 와우회원 무료배달 시작 이후인 4월부터 두 배로 늘어난 뒤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배민의 점유율은 2022년 9월 처음 60%를 넘은 뒤 60%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4월(60.5%), 5월(60.0%)을 거치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6월 59.2%를 기록하며 2년 만에 60% 아래로 떨어졌다. 7월(59.4%)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달(58.7%) 다시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배민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가 향후 기업경영에 보다 직접적으로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우아한형제들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쿠팡이츠가 배달앱 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도 "아직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단기간 내에 이러한 구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나 이 자리를 지킬 수는 없을 것 같다"라며 "회사가 기울기 전에 DH가 영업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많은 관여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실제 쿠팡이츠는 본업인 쿠팡의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시장구도 재편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쿠팡이츠는 올해 4월부터 무료배달을 시작했고,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10% 상시 할인을 제공하는 등의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본업인 전자상거래(이커머스)를 통해 확보한 자본을 지속적으로 수혈받으며 현금 출혈경쟁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무료배달 등의 경쟁구도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경쟁보다는 무료배달, 라이더 프로모션 등 비용 투입을 통한 출혈경쟁 위주로 전개되고 있는 현 시장 상황이 우려스럽다"라면서 "결국 해당 비용은 어디론가 전가될 수밖에 없고 멤버십(소비자 대상), 중개 이용료(업주 대상)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멤버십 및 중개 이용료 등을 기반으로 한 출혈경쟁은 결국 가격 인상으로 귀결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우려했다. 

 

실제 쿠팡이 월 7천890원에 제공하고 있는 와우 멤버십이 타 배달앱 업체에서는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인식되고 있다. 쿠팡은 와우 멤버십을 사용할 경우 본 서비스인 쿠팡의 다양한 로켓배송 서비스, 무료 반품 서비스 등은 물론 구독 공유 중개플랫폼(OTT)인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까지 제공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도 오는 11일부터 월 3천990원의 구독형 멤버십 '배민클럽'의 정식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배민클럽 가입자는 알뜰배달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한집배달 주문 시 배달 요금이 1천원 이하로 할인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에 비해 약 4천원 저렴한 가격은 강점이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배달비 혜택 만으로 배민의 구독형 서비스를 선택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배민을 자주 사용한다는 20대 소비자 A씨는 "평소 배민을 가장 많이 사용하기는 하지만, 배민클럽에 가입할 것 같지는 않다"라면서 "어차피 쿠팡을 통해 쇼핑을 즐기고 있는데다, 돈을 조금 더 지불하고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와우 멤버십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성비'가 아닌가 싶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확대되는 가운데, 향후 우아한형제들은 그간 쌓아온 배민만의 노하우, 기술력, 정보를 통해 업계 1위를 사수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음식배달을 통해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커머스에도 접목한 배달커머스(퀵커머스)·B마트·장보기쇼핑 확대를 통해 '푸드 딜리버리'와 '배달 커머스' 두 축을 기반으로 한 성장에 집중한다는 게 우아한형제들 측의 전략이다.

 

실제 국내에 배달 커머스를 시장에 안착시킨 앱은 배민이 유일하다. 배송(택배) 기반인 이커머스와는 달리 배달을 기반으로 한 물류관리, 라스트 마일 관련 노하우가 필요한 영역으로 꼽힌다.

 

소비자들도 배민클럽에 배민B마트 등 배달커머스와 관련한 혜택이 더해지면 더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배달앱을 통해 장보기를 대신한다는 소비자 B씨는 "만약 배민클럽에 B마트 등 배민의 장보기 서비스 혜택이 더해진다면 가입할 의향이 충분히 있다"라고 전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향후 배민클럽의 영역을 음식배달에서 B마트, 배민스토어 등 커머스와 연계하는 한편 타사와의 제휴를 통해 혜택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은 국내에 '배달 플랫폼'이라는 사업 지평을 처음 연 개척자로서 지난 14년여간 쌓아온 주문 및 배달 관련 데이터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은 10일까지 배민클럽 사전 가입 혜택을 제공한다. 사전 가입자는 3개월 동안 무제한 무료배달 혜택과 가입 즉시 5천원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또한 3개월 동안 1천990원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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